요란하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은 그야말로 기념으로 끝나는 듯하다. 

3년쯤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들이 10월 31일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기점으로 대체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과연 그 요란하던 행사들이 실천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교단이나 단체들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이젠 달라져야 한다,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종교개혁 근본정신이었던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추구해야 한다고 앞 다퉈 목소리를 높였다. 또 종교개혁 현장 탐방을 떠나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았나.

대단한 무엇을 제시하려고 하기 전에 작은 것 한 가지라도 정말 달라지는 실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텐데 그런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무수한 말들. 그저 말잔치로 끝나는 분위기여서 안타깝다.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한국교회의 문제들, 다시 뚜껑 덮고 이젠 종교개혁 1000주년을 기다려야 할까?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는 시점에도 교단의 ‘세습금지법’을 어겨가며 무리하게 세습을 관철시키려 하는 대형교회의 시도, 자신의 성범죄에 대해 법의 판결이 내려졌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목회자, 이런 일들을 교단도 어찌할 수 없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등은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답답하게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의미를 거론하며 추진하던 연합기관 간의 통합이 허사로 돌아가는 듯한 부분도 종교개혁 500주년의 쓸쓸한 마무리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이제는 거창한 말, 속 빈 외침을 그치고 바닥에서부터, 내 자리에서, 작은 것부터 개혁 실천 걸음을 시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