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애신
토기장이 대표

가을이 깊어간다. 이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봄여름가을겨울 없이 책보단 스마트 폰이 주는 각종 게임과 흥밋거리에 관심을 온통 빼앗기며 살게 되니 말이다. 책을 만드는 우리가 독자들의 구미에 맞는 책을 만들지 못해서일까 자책하게도 된다.

이런 즈음에 토기장이는 도전을 주는 책, 어찌 보면 너무 많은 생각을 해야 할 책을 출간했다. 바로 <오스 기니스의 저항>이다. 이 책의 원제는 불가능한 사람들(impossible people)이다. 이는 11세기 베네딕트 수도회의 개혁가 피터 다미안을 일컬어 사용된 표현이었는데 “조종 불가능한 사람, 도무지 한패거리로 끼어줄 수 없는 사람, 뇌물이 통하지 않는 사람, 타협하지 않는 사람의 의미”였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했지만 그는 평생 오직, 단 한 명의 청중, 즉 하나님만을 의식하고 살았다고 전해진다. 

우리 역시 신앙의 박해보다 더 위협적인 발전된 현대성(modernity)의 유혹 앞에서 다미안처럼 ‘불가능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오스 기니스는 도전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절대 이길 수 없는 하나님을 섬기며, 우리 역시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 서구교회는 ‘그리스도’를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서구교회가 죽어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발전된 현대성의 위력으로 복음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예수의 주(主)되심은 배반당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성(modernity)이 기독교 신앙을 진보 세속주의로 대체하려고 발버둥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야흐로 현대성이 서구교회 앞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서구교회의 현실이라고 저자는 진단하지만 또한 한국교회의 현실인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스 기니스는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지금, 당신에게 예수님이 주(主)인가, 현대성의 세력들이 주인가?”를 묻고 있다. 진보 세속주의와 급진 이슬람이 기승부리는 요즘의 상황에서 그리고 거침없이 돌진해오는 미래의 도전과 시련 앞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모든 어려움에 맞서 복음을 신뢰하고, 복음에 순종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신앙에 대한 변절의 유혹과 위협에 단호하게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서구교회의 위기를 통해 또한 우리 한국교회의 내부를 깊숙이 돌아보게 하는 책인데 독자들이 읽고 고민하고 주님 앞에 결단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즈음하여 올해 내내 여러 가지 행사들이 풍성하게 준비되고 치러져왔지만 그 어떤 행사보다도 우리 자신이 마틴 루터나 얀 후스 등 종교개혁을 이끌어온 신앙의 선배들처럼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 즉 ‘불가능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현대성의 유혹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주님을 배신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회개할 수 있는 이 가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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