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78]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장석환 목사
하늘기쁨목회자독서회 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사랑하고 있습니까? 사랑한다면 10년을 살아도 100년을 산 것과 같고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100년을 살아도 10년을 산 것만 못합니다.

이번에 목회자 독서회에서 함께 읽은 책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더 클래식 간행)입니다. 반응은 크게 나뉘었습니다. 점수를 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나쁘다는 평과 아주 좋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소설은 이미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 사람에게는 더욱 좋은 책일 수도 있습니다. 사고에 충격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괴테가 25살에 쓴 이 소설은 그의 경험이 기반이 되어 쓴 것입니다. 사실 괴테가 쓴 글들이 다 그러합니다. “나는 내가 체험하지 않은 것은 한 줄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줄의 문장도 체험한 것 그대로 쓰지 않았다”는 그의 말처럼 경험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고, 묵상과 해석은 그 경험의 힘을 배가시킵니다. 젊은 시절의 괴테지만 그가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에 매우 실제적이며 사색적이기까지 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사랑할 때의 감정이 참으로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있어서는 성경 ‘아가’와 같습니다.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을 사랑한 그 마음의 묘사가 하나님을 사랑한 마음으로 비유되듯이 이 소설도 그러할 수 있습니다. 단지 그 결말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어긋난 사랑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릇된 사랑이 아니라 어긋난 사랑입니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 때문에 그는 약혼자가 있는 여인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루지 못할 사랑이 되어 결국은 비극적 결말을 맺습니다. 그러나 ‘사랑하였기에 행복하였노라’고 말하기에 충분한 삶이었습니다.

괴테가 소설 속에서 말하듯이 세상에서의 인생은 궁극적으로 욕망을 이루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에 이르면 만족해 버리는 것은 ‘감옥에 갇혀 있는 감옥의 벽에 형형색색의 모양들과 밝은 풍경을 그려 놓고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사랑은 미지의 힘을 이끌어냅니다. 사랑하면 시인이 된다고 말합니다. 사랑하면 사람의 잠재적인 힘과 능력이 표출됩니다. 그 감정의 충만함도 사랑 없는 사람이 일평생 느낄 감정을 단 하루에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사람을 풍성하게 합니다. 난 지금 많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괴테의 마음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난 감사하게도 어긋난 사랑이 아니라 만물의 주 되신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어서 바른 사랑기에 결말도 행복할 것입니다. 그래서 소설 속의 주인공인 베르테르에게 사랑의 마음의 동감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갖게 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베르테르가 죽고 장사지내는 이야기입니다.

“늙은 행정관과 그의 아들들이 시신을 따라갔지만 알베르트는 로테의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인부들이 시신의 운구를 메고 갔으며, 성직자는 한 사람도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한 젊은 사람이 죽었고,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으며, 로테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아파하고 있는데 성직자는 장례식에 한 사람도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성직자의 모습이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베르테르가 비록 어긋난 사랑을 하였고 자살이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을 마감하였지만 그렇다고 그를 동정하지 못하는 것은 성직자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베르테르나 성직자는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성직자가 사랑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랑의 열병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나님과 이웃을 뜨겁게 사랑해야 하는 성직자들이 사랑을 잃으면 무엇이 남을까요?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