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들의 횡포가 도를 넘는 듯 보인다.

먼저 11월 12일 오후 2시 30분에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자리이기보다는 그 넓은 장소를 자신들의 신자들로 채울 수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내는 대형교회들의 각축장으로 보인 건 기자만의 생각이었을까.

행사 순서에는 근래 보기 드물게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이 대거 포진됐다. 우리만 몇 교회 모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듯한 자부심. 연합기관의 난립으로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기구가 변변치 않은 마당에 대형교회들이 한국교회의 ‘구심점 노릇’을 자처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과연 ‘대형교회=한국교회’라는 등식에 한국교회 구성원 중 얼마나 동의할까. 덩치가 크면 발자국 하나 떼는 것도 커 보이는 법, 대형교회들이 터뜨리는 교회답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한국교회를 아프게 하고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교회들의 존립을 위험에 빠뜨리는지는 다 아는 바다.

10만 명이 참여하는 기도회가 될 것이라던 자신감을 보였지만 7만 석을 겨우 절반쯤 채우는 선에서 그쳤다. 그런데도 모인 숫자가 5만이었네, 7만이었으네 숫자 불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란….

대형교회의 횡포 또 하나, 잠실에서 기도회를 가진 지 몇 시간 만에 교회를 아들에게 세습하는 일을 시행에 옮겼다. 명성교회는 하루에 두 가지 행사를 소화하느라 참 분주했을 것이다.

김하나 목사가 3년 반 동안 목회한 새노래명성교회에 사의를 표한 것이 10일, 12일 낮에 교인들과 ‘슬픈 굿바이’를 하고 저녁에는 명성교회 단상에서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담임목사직을 승계 받았다. 교단의 세습 금지법은 이들 앞에 무용지물이요, 최고 상회기구인 총회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더 말하고 싶지 않다. 대형교회들, 정말 한국교회를 위한다면 제발 나서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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