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208]

“목사는 책상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양을 지키는 사람이다. 양은 목양실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목장에 있다.
세상에 나가 사람들을 만날 때 양을 지킬 수 있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우리 사회 전반에 고독이라는 전염병이 번지고 있다. 인류 문명 사상 최고의 기술로 가장 신속하고 가깝게 연결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많은 연결고리 가운데 나 홀로 떨어져 나가 있다고 느낀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40%가 고독하다고 느끼며, 성도들 가운데도 “외롭다. 고독하다. 나는 혼자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질환이 암이나 심장질환, 당뇨가 아니라 이제는 고독감이 아닌가 싶다. 

고독은 사회적 유대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감정이다. 지리적 이동이 예전보다 훨씬 빨라졌지만 그만큼 가족이나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직장에서도 재택근무나 사이버 근무가 늘어나고, 임시로 계약을 맺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직접 만나거나 상호관계를 맺을 기회는 줄어드는 형편이다. 우리 교회 성도들 가운데도 혼자 지내는 단독 가구들이 많아지고 있다. 결혼도 늦어지고, 이혼자가 많고, 독신이 된 노년층들이 독신가구를 형성하게 된다. 

고독감은 사역에서 업무성과를 낮추고, 창의력을 제한하며, 추론이나 의사결정 등 다양한 능력을 약화시킨다. 지도자들은 사역과 건강을 위해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빨리 물리쳐야 한다. 고독감은 개인의 건강만이 아니라 교회사역에 악영향을 미친다. 끈끈한 사회적 유대가 사역에 대한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유대감은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준다. 많은 스트레스에 놓인 지도자들에게는 완충제 역할을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고독감을 물리치고 유대감을 높이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조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는 조직문화에서 서로 돕고 지원하는 문화로 바꾸는 것이다. 나는 가끔 총회나 신학교에서 만나는 지도자들을 보면서 신기하고 이상하게 느낀다. 서로 돕고 지원해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시기하며 헐뜯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는 조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제 없이 마구 떠드는 사람들을 볼 때는 정말 아쉽다. 사회 전반에 걸쳐 비기독교, 반 기독교적 의식들이 불길처럼 번지는 이때 교회가 단합되고 총회가 화합하며, 지도자들이 한 마음이 되어 대처해도 어려운 판에 우리끼리 물고 싸우다 함께 망할까 두렵다.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가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많은 모임에 나간다고 유대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피곤하고 상처받기 쉽다. 그보다 애정에 기초하며, 친절과 인정, 너그러움이 있는 몇 사람과의 유대가 더 중요하다. 모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모임보다 예배나 기도회가 영적 전투력을 높여준다. 성도들에게만 예배나 기도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회 리더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고 필요할 때 조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찾아가 만나는 사람이다. 나는 복음서에 나오는 주님의 모습을 묵상할 때 주님은 ‘재실’, 즉 목양실에 앉아 계시는 분이 아니라 항상 ‘외출’ 중이시라는 것을 발견한다. 요즘 성도들은 담임목사를 통제하려든다. 

그래서 “목사님이 외부집회 나가거나 모임에 나가지 말고 교회 안에 주로 계시면 좋겠어요”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목사는 책상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양을 지키는 사람이다. 양은 목양실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목장에 있다. 세상에 나가 사람들을 만날 때 양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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