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62)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여행을 
갔다 올 수 있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여행 도우미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사)샘물장애인
복지회대표
샘물교회 담임

여행이 소원인 장애인과 함께 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분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하반신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불편하게 생활하는 1급 장애인입니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살아온 시간, 그는 참 아프고 괴로운 시간들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제 자녀들이 부모 품을 떠나고 손자와 같이 삽니다. 일주일에 세 번 투석해야 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바깥출입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휠체어 타신 장애인이 투석 받는 것은 무척 힘듭니다. 휠체어를 타고 가서 투석 침대로 옮겨 눕고 끝나면 다시 휠체어에 옮겨 타고 집에 오는데 참 힘든 시간들입니다. 

어느 날 여행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니까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자기가 직접 전동스쿠터 타고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겨울의 바다를 갈 수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들뜬 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겨울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쁜 모양입니다.

아침에 좀 일찍 출발해 군산 선유도에 도착했습니다. 3.1절이라 이미 주차장은 주차할 공간이 없을 만큼 여행객이 많았습니다. 작년 말 연륙교가 놓인 뒤로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어렵게 주차하고 섬을 구경하는데 그분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목사님,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거예요.”

천국은 이것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좋아하시는 그분의 표정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습니다. 아직도 바닷바람이 찬데 겨울의 찬바람을 즐기는 듯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춥지 않느냐고 물으니 이곳에 언제 여기를 또 올 수 있겠느냐면서 겨울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얼마나 행복하면 저럴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몸이 불편해 맘대로 여행할 수 없었기에 더 진한 감동을 받았나봅니다.

섬을 맘껏 느끼느라 점심을 늦게 먹게 되었는데 장애인이 제대로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이미 식당가가 붐벼 우리는 선유도를 나와 비응도에 오후 2시 반쯤 도착해 휠체어가 들어갈 식당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늦은 점심이었지만 해물탕으로 식사하는 내내 행복한 표정을 짓는 그분을 보면서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봄에 한 번 더 오면 좋겠다는 그분의 말을 거절할 수 없어 그러자 했더니 연신 고맙다고 말씀했습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이런 여행을 갔다 올 수 있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여행 도우미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은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요 자신에게도 기쁨이 충만하여 이 땅에서 사는 동안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상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나는 오늘도 더불어 행복을 일구는 사역을 감사함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정 한 영혼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며 장애인들과 행복을 일구는 일이야말로 주님께서 참 기쁘게 여기실 것이라 믿기에 지금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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