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하는 이웃과 함께한 장애인사역 26년, (사)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 회장 소재훈 목사

장애 자녀 둔 부모들 요청으로 
장애인 교회 개척, 
사회복지법인 설립해 자녀들 함께 돌봐

장애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폭이 넓은 사회일수록 건강해

 

▲ 소재훈 목사

“자폐아들을 둔 엄마는 십자가만 보면 욕이 튀어나왔는데 결국 아들로 인해 예수를 영접하고 행복을 고백했습니다. 예수님은 장애 비장애를 넘어 모든 인류에게 참된 행복을 주시는 분입니다.”

지난 2월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한장선) 32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에 오른 진주 평화교회 소재훈 목사(60, 평화마을 복지재단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장애인 선교단체의 본분인 장애인에게 복음 전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그가 한장선 회장에 나선 이유다.

장애로 인해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힘겨움을 덜어주고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길, 그것은 예수를 영접하고 영원을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을 26년간의 장애인 사역에서 분명히 목도했기 때문이다. 소 목사의 사역 초기, 십자가를 욕하던 그 엄마는 자신이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 것은 “기적”이라며 기뻐했다고 말했다.

# 장애인·가족과 함께 살고 함께 아프고
 

장애인이 아니면서 장애인과 함께한 26년, 소 회장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떠밀려왔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교회가 온전한 교회이며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교회는 또 하나의 소외집단을 만든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을 위한 교회를 피하려고 했는데….”

처음 장애인 가정과의 만남은 1992년 전도사로 6년 사역했던 교회 담임의 요청으로 부목사로 다시 들어가게 된 후였다. 첫 부임 심방한 가정이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이었다. 아이로 인해 부모가 너무도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함께 기도하고 위로해 주었는데 힘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종교와 상관없이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을 통해 진행했다. “장애 아이에게 관심 가져주는 목사님이 계시다고 해서 왔다”는 부모들의 표정은 절박했다. 그들은 누군가 자신들을 외면하지 않고 관심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위로를 얻었다.

부모 모임은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모임으로 발전했고, 소 목사는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벗어나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삶, 이 세상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가르쳤다. 그들은 복음으로 인해 장애라는 무거운 멍에로부터 놓임 받고 소망을 발견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소 목사는 “복음은 누구라도 소망의 삶을 살게 하는 능력이 있다”면서 장애인들이야말로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부모들은 소 목사에게 장애인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할 것을 요청했다.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교회가 온전한 교회”라는 생각에 부모들의 요청을 피하고 싶었다. 기도원에서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는데 신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지인의 부탁으로 신약 성경에 장애인에 대한 부분을 살피는데 예수님께서 장애인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와 함께 “왜 교회는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부족할까?” 하는 강한 충격을 받았었다. 대학원 졸업 논문으로 특수목회에 대해 썼지만 자신이 특수목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상황이 그를 몰아갔다.

결국 “하나님, 장애인을 위한 사역을 할 테니 내 자녀들은 하나님이 책임져 주세요” 하고는 기도를 마치고 내려와 94년 4월 3일 부모들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하나님의 강권적인 이끄심이었다.

이후 부모들의 요청으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고 또 그 다음해엔 그룹홈을 개원하고, 몇 년 후 기증 받은 땅에 장애인 주거 시설을 건립했다. 그리고 10년 만에 경남 합천의 폐교된 학교를 매입해 중증장애인 요양원을 만들고 사회복지법인 평화마을복지재단을 설립했다. 폐교를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만들기 위해 소 목사가 직접 포클레인을 운전하며 땅을 다졌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몸소 뛰었지만 그래도 폐교를 리모델링하면서 부채가 생겼다. 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부채를 해결해야 해서 고민하는데 그동안 후원해 주시던 장로님이 무이자로, 형편 되는대로 갚으라며 4억 원을 선뜻 빌려주시는 것이 아닌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필요와 요청에 따라 걸어온 길이지만 정부정책과 법인 설립 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셨습니다.”

법인에도 부모들이 많이 참여해 대표인 자신보다 목소리가 더 크다며 소 목사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지금은 장애인 요양 시설인 평화마을 사랑의집과 군립 노인전문 요양원도 위탁받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법인 설립 당시 4억 원의 빚은 소 목사가 떠안았다. 그로부터 10년 동안 받은 월급으로 빚을 갚았고 내년 1월이면 모두 상환하게 된다. 하나님은 약속대로 결혼한 두 자녀도 신앙과 가정 모두 하나님 안에서 든든히 세워주심으로 책임져 주셨다. 

소 목사는 장애인 선교사역을 해오면서 열심히 한다고 애를 썼지만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고 시설을 운영하며 선교보다 복지에 매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선교의 꿈을 펴기 위해 올해 조기은퇴 후 선교지로 떠나려고 계획했는데 한장선 회장에 선출된 것이다.
 

# 장애·비장애는 ‘틀림’ 아닌 ‘다름’
 

“한장선은 30여 년 전 장애인 선교에 있어 황무지와도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설립되었습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 등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복지가 개선됐지만 선교적으로는 제약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장애인들이 예수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관심 쏟아야 합니다.”

장애인 선교를 위해 내 것 없는 삶을 살아온 그로서는 한장선이 무엇보다 장애인 선교의 본분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편향으로 장애인선교가 위축되는 현실이지만 그럴수록 교회와 장애인 선교단체들이 장애인들에게 참된 행복의 원천인 예수를 전하는데 주력할 것을 당부, 이 일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한장선으로서는 종교편향의 도전 등으로 힘든 시기”라면서 “장애인 복지도 중요하지만 선교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소속한 단체들이 장애인 선교와 복지의 균형을 잡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회원 단체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서로 교류를 활성화할 방침으로, 매년 열리는 정기총회와 함께 선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장애인 선교 사례 발표 및 우수 회원단체 시상, 희망콘서트 등 만남과 화합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래발전위원회, 국내외선교위원회, 문화예술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역동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 목사는 4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준으로 한국교회가 그 전후 주일을 ‘장애인주일’로 지키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킬 것을 당부했다.

소 목사는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차별 없는 세상이 되려면 ‘다름’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고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폭이 넓은 사회일수록 건강하다며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아닌 세상”을 모두가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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