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우리 이야기를 남에게서 들어야 할까.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성사된 직후인 5월 3~7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세계교회협의회와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 대표단의 방북 보고 기자회견에서 드는 생각이었다. 세계교회 방북 대표단은 평양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북측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고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전해주었다.

사실 방북결과 보고 기자회견이라지만 이런저런 희망적인 대화를 나눴고 판문점 선언 이후 평양의 분위기는 꽤 고무적이라는 이야기뿐 딱히 손에 잡히는 내용은 없었다. 물론 이해는 간다. 북한이 갑자기 돌변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양측 정상이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훈훈한 장면이 세계에 전해지고, 북한이 핵을 폐기하겠다는 등 마치 통일이 다 이뤄진 것만 같은 분위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북한 방문에서 이뤄진 이야기들, 어떤 약속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모든 것을 꺼내놓기란 조심스러울 줄 안다.

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고 만남이 이뤄진 것을 축하하는 선에서 이번 만남은 만족해야 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아쉬움을 떨칠 수 없는 부분은 세계교회가 북한의 교회를 만나는데 남측 교회 인사들은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북측의 요청으로 한국과 미국 국적의 대표단은 제외’ 되었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그래도 서운함과 아쉬움이 컸다. 남북의 통일, 한반도의 평화를 교회가 나서서 대화하고 방법을 찾아가려는 만남의 자리에 정작 우리는 빠져야 한다니, 우리는 언제쯤 터놓고 우리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길을 찾아가는 날이 올 것인지…. 통일 기대가 높아질수록 기도의 자리도 깊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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