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88] <구약성서 탐구>

▲ 장석환
하늘기쁨목회자
독서회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성경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기존의 고정관념이 성경을 아는데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조금 생소한 책을 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구약성서 탐구>(버나드 W. 앤더슨 저/CLC 간행)입니다. 구약성경 개론이면서도 단순한 개론이기보다는 신학적 개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서설과 양식비평에 입각한 이 책은 매우 유명한 교과서적인 책이면서도 진보적인 책에 속합니다. 그러나 진보적 입장 안에서는 보수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책입니다. 독서회에 속한 목회자들이 대부분 보수적 입장인데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논평했습니다.

이 책은 신명기사관적 입장에서 책을 기술하기 때문에 성경의 편집 연대가 기존의 정통적 시각과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마로서는 불편한 시각이 곳곳에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잘못된 자료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시각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때로는 더욱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진보적 입장의 사람들은 성경에서 ‘스토리’를 주로 말하고 보수적 입장의 사람들은 ‘히스토리’를 말합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히스토리’를 말하는 보수적 입장의 사람들이 ‘스토리’를 말하는 진보적 입장의 사람들보다 ‘팩트’에 있어 약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장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스토리를 히스토리로 보고, 고정적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시각으로 열릴 수 있는 히스토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신학이 홀로 세워질 수는 없습니다. 물론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신학이 결정될 수는 없지만 고고학적 발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출애굽 연대나 성경의 설화 등에 대해 전향적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진보적 입장의 사람들은 성경에서 서로 상이한 것이 있을 때는 성경의 오류라고 말하면 간단합니다. 그러나 전통적 입장의 사람들은 성경의 차이점에 대해 그리 간단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이하게 보이는 이유에 대해 더 연구해야 합니다. 역사적 자료나 상이한 것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함으로 그것 안에서 오히려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중간 중간 용어 정의를 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접근법의 상이함에서 나오는 신선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평신도 독자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목회자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이 책은 감리교에서는 이전에 대학원에서 교과서로 사용했던 책으로 이전 판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다는 목회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주장도 이미 오래전 이야기여서 많은 경우 오늘날의 신학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역자가 번역하면서 책의 원제목에 있는 ‘Understanding’을 ‘이해’가 아니라 ‘탐구’로 고쳐 번역함으로 ‘동의’보다는 ‘살펴볼 가치’를 말하려고 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보수적 입장의 목회자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성경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신학적 입장에서의 성경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경을 주실 때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했던 그대로를 알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가진 신앙인들이 성경을 보는 관점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도 유익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을 읽을수록 결코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더 많이 배워야 합니다. 이 책에서도 새로운 여러 가지를 배웠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성경을 더 잘 배워 하나님을 더 잘 알고 순종하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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