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요즘 페이스북을 보면 여름사역의 소식이 활발하다. 주일학교 아이들뿐만 아니라 청년부에 장년부까지 여름수련회의 열기가 가득이다. 올해는 몇 백 년 만에 올 만한 더위라는데 우리 믿음의 형제자매들은 이제 곧 주의 재림이 가까운 듯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더운 날씨에 성령의 열기를 더한다.

가깝게 지나는 한 전도사의 페이스북을 보니 수련회를 맞이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나는 내가 200%는 해야지 선생님들이 150%정도 해주시고, 아이들이 겨우 100%정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역을 할 때 더 뛰고, 더 소리를 높이고, 더 웃고, 더 사랑하려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것을 알지 못해도, 느낀다. 전도사가 그 시답잖은 설교를 쥐어짜내려고 고통을 겪고, 별거 아닌 활동을 준비하며 고민하는 것을 알지는 못해도 느낀다. 땀을 뿜어내고, 계속 뛰어다니고, 모든 일정에 신경을 쏟느라 신경이 곤두서서 툭 치면 넘어갈 듯 컨디션이 난조여도 겨우 웃으며 감추는 속마음을 알지 못해도 느낀다.’

초등학교 3, 4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여름 수련회이다. 저 힘든 몸으로 수영장에 들어가서 아이들에게 치이고 밀려도 행복하단다. 온몸 쏟아 넣고 아이들 즐겁게 해 주려는 모습이 가상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렸을 때 경험했던 그 성령의 역사를 전해 주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다. 그 수련회의 추억으로 평생의 신앙을 잡으며 살아가는 나이기에 더 와 닿는 것 같다. 또 한 곳을 보니 작은 교회에서 영어캠프를 열었다. 원어민 선생님들의 봉사로 인해서 오산에서 진행됐다. 이 더운 날 땀 흘려가며 좌충우돌 수고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요즘 그 힘들다는 개척을 하고 몇 년 되어 잘 성장하고 있다. 아마 담임목사의 인간적인 모습들, 진심을 담은 기도와 목양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또 다른 교회다. 새로 개척한지 한 달 된 교회에 새 신자가 왔단다. 부부와 또 다른 청년이 온 것이다. 벌써 교회가 배가 되었다. 잘 생각해서 등록하라고 호기롭게 문자를 보내 놓고서 전전긍긍이다. 문자는 자기가 보내 놓고는 하나님께 등록하게 해 달라고 땡깡이다. 개척교회에 한 명이 얼마나 귀한가. 한 명, 한 명에 교회가 일희일비하는 거야 너무나도 당연하다. 나도 작은 교회 목회할 때 예배 내내 교인들 숫자를 셌던 기억이 난다. 한 명이 늦게 오면 처음부터 다시 센다. 20여 명 교인을 예배 내내 세고, 다시 세고 했었다.

한 목사는 공공근로하면서 교회 개척을 했다. 교인들은 공공근로 같이 하던 어르신들이다. 건물 지하에 교회당을 얻어 놓고는 조그만 그 공간에서 예배드리고 상 펴서 밥도 먹고 2부 순서도 한다. 예배는 난리법석이다. 구원열차 노래 부르면서 기차놀이를 하며 찬양한다. 생일잔치라고 나와서 춤도 춘다. 예배 한 번 드리면 목사가 땀에 흠뻑 젖는다. 목도 쉬고 힘도 든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교회 와서 잔치해야 한단다. 매주일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데 정말 천국 같다.

또 다른 목사는 자살예방하면서 만나는 힘든 사람들을 교인으로 받아들여서 예배한다. 인생이 쉽지 않는 사람들이다. 자살유가족도 있고, 우울증과 조현병도 있다. 어디서 다른 이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상처 받고 힘들어하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함께 모이니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 색안경 끼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서로 보듬으며 사랑해 주니 가족보다 났다.

교회가 참 힘들다고 한다. 요즘 개척하면 마치 멸망의 길로 들어선 것처럼 여긴다. 이제 성령의 역사는 사라지고 기도는 응답이 없는 것 같다. 교회라고 하면 사람들이 피하고, 예수 믿으라고 하면 외면한다. 그런데 아직도 열정이 사라지지 않은 이들이 있다. 이 어려운 때에 피하지 않고 개척하고, 교회를 이룬다. 주일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페이스북을 보면 기적의 역사들이 올라온다. 오늘도 각자의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령의 역사를 내어놓고 있다. 이런 사역의 이야기를 볼 때면 가슴이 뛴다. 이 더위에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다가 이런 이야기를 보면 ‘할렐루야!’가 저절로 외쳐진다. 오늘도 뜨겁게 역사하는 성령의 기적들이 한국교회 위에 놀랍게 일어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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