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 통해 인간 존재 밝히는 십자가 사건 조명

▲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로완 윌리엄스 지음/
민경찬·손승우 옮김/비아

 “예수에 대한 심문은 하느님에 대한 심문인 동시에 우리 자신에 대한 심문입니다.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는 인간과 하느님, 하느님과 인간의 상호 심문을 뜻하며, 그렇기에 이 재판은 단순한 역사 기록에 그칠 수 없습니다. 이는 신앙의 삶을 살아가는 매순간 또다시 살아나 일어나는 현재의 문제입니다.”
네 편의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재판 장면의 의미를 다룬 신학적 에세이로 104대 캔터베리 대주교 로완 윌리엄스의 책이다.

예수가 재판 받은 사건, 혹은 법정에 선 사건은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사건인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건을 앞두고 일어났다. 그래서인지 네 편의 복음서가 모두 이를 다뤘음에도 상대적으로 십자가, 부활 이야기에 견주어 커다란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받더라도 이야기의 의미보다는 역사적인 논쟁거리로 다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짚는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법정에서의 ‘재판’ 혹은 ‘심판’을 ‘하느님과 인간의 상호심문’이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저자는 네 편의 복음서들에서 이 재판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피고, 이를 통해 어떻게 예수에 대한 진실과 인간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는지 밝힌다.

각 복음서 저자들의 고유한 관점을 살피는 것은 물론, 십자가와 부활이 갖는 의미, 신앙과 신앙 언어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 이 세계에서 그리스도교인이 지향해야 할 삶의 방식도 함께 논의한다. 후반부에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 순교자들이 겪었던 시험을 살피고 예수를 심판한 재판관들의 특징, 그리고 그들이 맞이했던 운명을 오늘이라는 맥락에서 재구성했다.

저자는 “예수님에 대한 심문은 하느님에 대한 심문인 동시에 우리 자신에 대한 심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 피고석에 있는 죄수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심판대에 선 예수와 더불어 심판을 받음으로써 참된 자유를 얻고 진리의 빛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오늘날 어디서 그분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복음서에 나타난 심판대의 예수 이야기를 낯선 시선으로 다시 읽어나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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