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일 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서 교회 변혁 촉구

“교회의 시작은 유대성전종교로부터 뛰쳐나온 프로테스탄트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가 다시 유대교적 성전종교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교회성장시대 이후 오랜 침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해 개혁을 넘어 변혁의 몸짓을 시작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한복협)가 10월 12일 오전 7시 ‘개혁을 넘어 이제는 변혁이다’ 주제로 가진 월례발표회에서 왕대일 교수(감신대 구약학)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교회 안에서 비롯된 문제를 봉합하기 급급해 한반도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정치사회경제적인 지형도가 급변하는 것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교회개혁을 넘어 변혁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유대교적 기독교의 특성인 성전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교수는 “스데반의 순교는 예수공동체의 신앙이 유대교적 기독교에서 기독교적 이스라엘 신앙으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되었다”면서 “예수공동체에 대한 박해는 예수공동체로 하여금 성전종교의 변혁을 교회의 정체성을 세우는 기치로 삼게 했다”며 오늘의 한국교회는 오히려 성전중심으로 역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왕 교수는 “요즈음 교회에서 성전은 교회의 하부구조(집회장소)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면서 “맞는 말이다. 주의할 것은 교회 안에 성전(예배당)이 있어야지 성전(성전종교) 속에 교회가 흡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성전지향적인 종교유형을 답습해서는 그 미래가 있을 수 없었다. 유대교식 성전종교로부터 갈라서야 했다”고 강조, 스데반이 외친 광야교회(행 7장)와 이사야가 보여준 종말론적 성전(사 66장)을 한국교회 변혁의 이정표로 제시했다.

그는 “스데반이 예루살렘의 교회를 유대성전종교로부터 떨어져나가게 했듯이 오늘의 한국교회는, 그 규모가 대형교회든 개척교회든, 탈(脫)성전화, 탈(脫)성전종교화해야 한다. 교회의 존재양식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교회가 성전을 짓지만, 그 성전은 성전종교의 성전이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흩어져야 하고, 각 지역사회나 분산된 각 계층에 세워지는 공동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더 구체적으로 한국교회가 경쟁구도를 벗고 숲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지금까지는 개체 교회들이 각각 약진하고 경쟁하는 방식으로 생존했지만, 이제부터는 나무와 나무가 함께하고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공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림(造林) 방식으로 교회변혁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처럼 대형교회가 승자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라 “큰 교회 안에 여러 공동체들이 연합하는 형태로 체제를 달리해야 하고, 교회의 자원을 주변의 다른 교회들과 공유하며 하나님 나라의 코이노니아를 함께 펼쳐가야 한다. 또한 작은 교회도 작은 교회들끼리 연대해 코이노니아를 공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승욱 목사(할렐루야교회)는 내부적 변혁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500년 전 종교개혁이 필요했던 이유는 당시 종교 리더들이 쥐고 있던 종교적·사회적·정치적 기득권으로 인해 생긴 부작용 때문이었다”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종교의 모습을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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