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랑하는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까?
그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문화선교연구원’에서 발표한 글에
공감이 갔다. ‘독재자 같은 목회자’, ‘서로에 대한 오해나 무관심’,
‘말씀에 대한 갈급함' 때문이란다.”

연말이 되어 면담 요청을 받으면 마음이 두근거리고 불편해진다. 면담을 통해 두 종류의 성도들을 만난다. 교회를 떠나고 싶다, 아니면 현재 하는 사역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사람, 그리고 다른 종류는 새해부터 이러이러한 사역을 시작하고 싶다는 사람이다. 후자의 사람을 면담하고 나면 마음이 기쁘고 격려를 받는다. 그런데 면담을 신청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전자의 경우가 많다. 왜 사랑하는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까? 내 생각에는 교회 안에 특별히 어렵거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 싶다. 실제로 매스컴을 보면 가톨릭이나 불교는 신자들이 늘고 있는데 유독 기독교만 줄어든다고 한다. 그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문화선교연구원’에서 발표한 글에 공감이 갔다.

‘독재자 같은 목회자’ 때문이란다. 리더인 목회자는 교회에 찾아오는 양들에게 좋은 꼴을 먹여야 하는데 독재자 유형의 목회자들은 오히려 설교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만날 때마다 ‘자신을 자랑하고’ 회의를 통해 성도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교회와 성도들에게 유익한 결정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결정을 거의 강제적으로 주입한다. 주님의 교회, 주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회, 자신의 왕국을 세우기 때문에 성도들은 싸우다 못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내 성향은 전혀 아니다 싶으면서도 이런 지적을 받으면 혹시 하며 마음이 뜨끔해진다.

‘서로에 대한 오해나 무관심’ 때문이다. 우리 교회에서도 그런 성도가 있다. 차 안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 교회에 모처럼 나왔는데 자신에게 무관심하더라는 것이다. 또 자신에 대한 오해를 참을 수 없어 떠나겠다고 한다. 성도들이 늘어날수록 담임목회자와 성도들은 예전보다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심방목회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프지 않거나 특별한 문제가 없는 성도들의 경우 3년이 넘어서 심방한 가정도 있다. 성도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더 관심 갖고 살펴주어야 한다. 특히 소모임이나 구역에 들어오지 못하는 남성들과 비활동적인 젊은 층에 대한 사역을 만들어야 한다.

‘말씀에 대한 갈급함' 때문이다. 예배하면서 찬양, 기도, 말씀의 3요소가 맞을 때 은혜를 받고 감동을 얻는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일 것이다. 우리 교회는 찬양팀이나 성가대가 찬양을 은혜롭게 잘 인도한다. 어느 때에는 그냥 찬양만 드리고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 기도자들 역시 기도 인도를 잘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말씀 시간이다. 전혀 공감되지 않는 말씀, 정제되지 않은 설교, 무거운 주제가 아님에도 너무 심각하거나 아니면 너무 가벼운 설교, 성경 묵상하면 저절로 나오는 당연한 내용의 설교가 성도들을 떠나게 한다.  

‘설 자리가 없다’는 이유도 떠나게 만든다. 봉사하고 싶어도 예전 성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넘겨주지 않는다. 무언가 개혁하거나 새 것을 시도하려 하면 방해하거나 막아서는 이들이 있다. 한편 오랫동안 찬양대나 교사로 섬겼는데, 새로운 지휘자, 지도자가 와서 떠나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성격이 둥근 사람들은 다른 사역을 찾아 소속될 수 있지만 소극적인 성도들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이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교회를 떠나게 된다.

연말을 앞두고 교회와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교회와 구성원 성도들을 다시 챙겨야 한다. 마음이 아픈 성도는 없는지, 교회를 떠나려는 성도는 없는지? 교회에 불만을 갖는 성도들을 찾아 권면하고 위로하는 데 힘써야 한다. 송년회나 단합대회, 위로회가 아니라 ‘돌봄 심방’과 ‘연합기도회’가 더욱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