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하나에도
집중하고 편집에도 공을
들이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이루는 게 헛된
대박을 좇는 것보다
천만 배는 낫다.
결국 소확행은 스스로
만족감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파랑새는
먼 곳에 있지 않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소확행(小確幸)’을 이렇게 정의했다.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이 말을 제시해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소확행은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과 궤를 같이한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은 욜로(YOLO), 즉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말과도 비슷하다. 삶의 만족도를 큰 것에서 찾는 게 아니라 소소하지만 확실한 것에서 찾는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은 무엇이 있을까? 비 내리는 날 거실에 앉아 커피 마시기,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 하루 종일 시청하기,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아이템 인터넷에서 구매하기, 휴일에 서점에 가서 온종일 책 읽기, 퇴근 후 저녁밥 먹고 잠자기 전까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게임하기, 하루 종일 버스 타고 다니며 목적지 없이 여행하기, 특정한 날을 정해 인터넷 하지 않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거의 모든 편집자가 꿈꾸는, 아니 모든 출판사가 꿈꾸는 것은 오직 하나다. 대박이다. 기획한 책이 많은 독자에게 사랑 받아 1만부, 10만부, 100만부 이상 팔리는 꿈을 누구나 갖고 있다. 그래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15만부가 나갔다느니, <82년생 김지영>이 80만부가 나갔다느니, <언어의 온도>가 120만부가 나갔다느니 하며 부럽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일주일에 최소 100종의 책이 출간된다면, 그중에서 독자들에게 선택되는 책은 몇 종일까? 아마 10퍼센트, 즉 10종 내외일 것이다. 나머지 90종은 태어나자마자 가뭇없이 사라진다.

편집자는 늘 이렇게 열패감에 젖어 있다. 막상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꽝이었다는 일상적 실패가 편집자들의 만족감을 떨어뜨린다. 매번 이런 패턴의 반복이지만, 성공과 대박이라는 신화를 쫓기듯 좇는 것이다. 그러지 말자. 1000부 팔릴 책을 2000부 팔리게 만들고, 2000부 팔릴 책을 5000부 팔릴 책으로 만들자. 제목 하나에도 집중하고 편집에도 공을 들이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이루는 게 헛된 대박을 좇는 것보다 천만 배는 낫다. 결국 소확행은 스스로 만족감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파랑새는 먼 곳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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