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천신학
대학원대학교 교수,
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요즘 교계언론에서 가짜뉴스 관련된 사항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짜뉴스는 먼저는 일반 사회에서 논의되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어느덧 이것이 한국교회로 그 장을 옮겨왔다. 이것을 점화한 것은 실은 일반 언론인 ‘한계레’였다. 특집을 만들어서 ‘에스더기도운동’이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이어서 에스더기도운동의 반박이 있었고, 이에 얽혀서 교계언론도 끼어들어가고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복잡한 양상이다.

가짜뉴스는 실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과거 우리는 이런 것을 유언비어라고 했다. 말이 흐르고 날아다닌다는 뜻이다. 즉 근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를 순수 한국말로 하면 뜬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소문이 들리기는 하는데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유언비어는 오래전부터 이 사회에서 의도적이든 의도적이 아니든 꽤 많이 사용되어졌다. TV에서 사극을 보면 바로 이러한 유언비어가 정치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어느 정파가 반정, 즉 혁명을 꾸미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절대적 왕권이 살아있던 시기에 그런 소문은 의심을 낳고, 결국 정파가 무너지고 가문이 멸족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이런 유언비어들의 특징이 무엇인가 하면 ‘그럴 듯’하다는 것이다. 아예 그러할 것이라는 상상이 안 되면 사람들은 근본적인 의심과 함께 신뢰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들어보면 꽤 그럴 듯한 근거에 기반 해서 이야기들이 꾸려진다. 거기에 몇 단계 거쳐서 살이 보태지면 이야기는 어느덧 정말 사실인 듯 돌아다니게 된다. 실은 이단도 결국 그러한 거짓에 있다. 기본적인 틀은 기독교에서 그리 멀지 않다.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끝에 보면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이미 꽤 오래전부터 경험해본 바이기 때문에 잘 알 것이다.

전에 들은 이야기이다. 가짜 휘발유에 무엇이 가장 많이 들어가겠는가? 가짜 휘발유에는 휘발유가 가장 많이 들어있다. 휘발유에 다른 무엇을 좀 섞는 것이다. 너무 많이 섞으면 차가 선다. 그래서는 지속적으로 팔아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짜 휘발유에는 휘발유가 가장 많이 들어있다. 절대 처음부터 가짜로 시작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가짜뉴스라고 하는 것도 결국 전혀 거짓에서 시작하지는 않는다. 일말의 진실에서 시작해서 결론에서 다른 것을 내놓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면 그럴듯해 보이는데 실은 결말에서 전혀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이다. 이번 가짜뉴스 논쟁도 결국 전혀 허황된 이야기에 근거해 있지는 않다. 조금 비틀어진 것이 엉뚱한 결말을 냈을 뿐이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실은 그런 가짜뉴스를 만들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겨레는 상당히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가짜뉴스들의 근원지가 결국 에스더기도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에스더기도운동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짜뉴스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즉 자신들이 근원지인 것은 맞으나 그 뉴스가 가짜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사실 살펴보면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좀 들어간 과장내지는 왜곡일 것이다. 엉뚱하게 나온 결말이 문제이고, 침소봉대되어 나타난 것이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신념이 섞이고, 신앙적 확신까지 더해져서 이야기가 커졌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진실공방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주는 영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결국 절대적인 것들에 대한 상대화이다. 진실이 아니라 진실에 가까운 것들,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사실로 믿고 싶은 것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진실과 사실에 대한 절대성 말이다. 괴물을 물리치려다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는 이 과정들을 통해 우리는 절대적은 없다는 것을 전파하고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나는 기도하는 분들이 사랑을 열매 맺어주었으면 한다. 미움과 분노와 폭력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과 십자가가 드러났으면 한다. 그게 그리스도의 마음이고,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기도의 열매가 분노나 미움의 확산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 사랑과 희생, 그리고 헌신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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