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21세기 이렇게 대비한다

우선 70살에 은퇴한 목회자들에게 부탁한다. 공부 좀 합시다. 백세 인생 시대의 출발점에서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 있다. 우리들 어렸을 때 한국남자 평균 나이가 40세 정도였다. 어릴 때 들은 기억인데, 누구네 환갑잔치 이야기 하면서 신기해했던 생각이 난다.

한국교회 요즘 은퇴자 기준으로 보면 목회현장에서 활동할 때 공부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신학대학 2학년쯤이면 교회 봉사 또는 작은 교회들이나 가까운 농촌교회 담임 전도사로 출발했고, 졸업하고 목사 되었을 때는 한 달에 고무신 한 켤레 이상 떨어뜨려야만 했던 개척교회 기반 잡기에 동원된 목회자들이 대다수였으니 공부를 언제 하나.

필자는 4.19 나던 해 관주성경을 사서 정독(66권 전체의 각 권 내용마다 감상문을 쓰면서)을 시작했는데 22살 군대 가기 전에 70독, 제대한 후 90독, 곧 이어서 100독을 한 이후에는 횟수를 헤아리지 않는 성경 정독파를 했다. 군대에서 사단 군종부 근무 중 군종참모님 도움으로 헬라어 기초를 익힌 후, 신학교 학부 과정에서 헬라어와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었다. 아람어, 아랍어, 터키어까지 배워서 성경공부의 깊이를 헤아려가고 있다. 공부 자랑이 아니다.

어찌하는가. 성경의 원 기록자들, 이사야나 예레미야가 부럽지만 그렇다고 내가 성경을 집필할 수는 없으니 열심히 성경을 읽고 있다. 심지어 시편은 150편까지 있기에 150권을 필사했다. 볼펜이 없던 시절 2년 동안 150권을 쓰고, 각 권을 수제본해 전도용 또는 선물용으로 사용했고 지금 기념으로 한 권을 보관하고 있다. 이것도 자랑은 아니다. 시편은 읽을수록 운율을 발견하게 되고 만만치 않은 시편 시인들의 신앙의 깊이와 문장 표현력에 빠져들었던 저 먼 날의 추억이 떠오른다(이것도 자랑이 아니고 주의 은혜에 감사가 있다).

공부하자. 70살 넘은 은퇴목사들, 대다수 은퇴자 은급 대접이 없는 경우 알바 하느라고 바쁜지는 모르겠으나 한 주일에 하루쯤 시간을 정해서 공부하자. 한글성경 읽기도 좋고, 구절 외우고 해설하기, 영어로 읽기, 헬·히어로 읽기도 있다. 한 번 모임에 20명은 수용 가능한 시설이 “들소리”에 있는데 모여서 공부하면 어떨까?

가끔 목사들 무식하다는 인문학 식자들의 입 삐죽이 더러 있는데 지금 공부하자. 이미 수년 전부터 이곳저곳에서 모인다는 풍문은 들어 알고 있으나 “들소리”에서도 한 판 열어보았으면 한다.

꼭 70살 넘은 늙은이만이 아니어도 좋다. 나이나 성별 제한 없다. 목사 아니어도 상관없다. 필자의 경우 공부에 환장 들린 사람, 언젠가 죽어서 떠나겠지만 떠나는 날 가장 아쉬운 것 누군가가 물으면 읽고 싶은 책 다 읽지 못한 것, 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 다 못 읽은 것, 또는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 아직도 못 읽은 것을 가장 크게 아쉬워하지 않을까 싶다.

신자들, 특히 목사들, 그 중에도 마음속에 학문(공부)에 대한 그리움이 많은 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2019년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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