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철 재
서울성서교회 원로목사

휘게는 아늑함을 뜻하는 덴마크어다.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 소장이 2016년 펴낸 “휘게 라이프(Hygge Life),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라는 책을 통해 알려진 휘게는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한다.

최근 젊은이들의 상당수는 뛰어남보다 평범함을 더 선호한다. 이들에게는 내 집 마련, 부자 되기, 성공 같은 것은 더 이상 삶의 목표가 되지 않는다. 소박하고 작은 것을 추구하면서 안정을 찾는 경향이다. 과거 세대와는 삶의 가치가 다른 것이다.

이렇게 평범함에 빠지는 ‘노멀크러시’의 양상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번지고 있는 삶의 새로운 형태다. 노멀크러시는 “보통의 노멀(normal)과 반하다의 크러시(crush)”가 결합한 신조어다. 노멀크러시는 사회곳곳에 침투하여 평범함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용어를 계속 만들어내면서 사회적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같은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노멀크러시의 중심 키워드는 ‘휘게’, ‘놈코어룩’, ‘브이로그’이다.

첫째, 휘게는 아늑함, 따뜻함, 편안함이 배어나고 느껴지는 즐거움과 안락한 생활을 뜻하는 말로 노멀크러시의 핵심가치이다. 옛날에는 열심히 공부하면 취업도 되고, 열심히 저축하면 집도 샀다. 요즈음은 열심히 해도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그러니 소박한 일상의 작은 것을 즐기며 눈앞의 휘게를 발견해 즐기려 하고 있다.

둘째, 놈코어룩의 패션이다. 놈코어룩은 ‘평범한(normal)’, ‘철저한(hardcore)', ‘보임(look)’의  합성어로 꾸미지 않은 듯 수수하고 평범함을 철저히 추구하는 패션이다. 옛날에는 유행 따라 옷을 입었다. 요즈음은 평범하고 수수한 패션이 유행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한철 유행보다 오래 지속되는 평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것을 선호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외양을 중시한다. 노멀크러시가 외양으로 나타난 양상이 놈코어룩이다.

셋째, 브이로그(vlog)다.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 합성인 브이로그는 자신의 일상을 촬영한 인터넷 영상물이다. 요즘 같은 ‘동영상시대’에 노멀크러시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은 자극 없는 영상과 잔잔한 이야기에 더 매력을 느낀다. 이들의 동영상은 대체로 그들 자신에 집중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담아낸다.

휘게, 놈코어룩, 브이로그로 대표되는 노멀크러시는 “부담으로부터의 도피”를 원하는 경향이다. 부담스러운 인생목표를 포기하고 부담스러운 패션을 거부하고 부담스러운 스토리를 외면한다.  

교회는 이런 노멀크러시의 시대적 특징을 어떻게 선교에 적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노멀크러시 세대는 총재, 부총재, 대표회장, 공동회장, 당회장에는 관심이 없다. 또한 대형집회, 부흥회, 선교대회 등에도 관심이 없다. 교회는 단순해져야 한다. 성령으로 거듭나고, 성령세례 받고, 날마다 성령충만해서 세상이 줄 수 없는 십자가의 평안함을 노멀크러시의 방법으로 따뜻하게, 편안하게 느끼게 해주어야 될 것이다.

공식적인 종교의식보다는 우리 일상의 삶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하고 감사하고 찬양하는 개인적인 브이로그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하나님을 떠난 노멀크러시는 비겁한 도피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의 노멀크러시는 어쩌면 평평한 지구촌시대의 새로운 선교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빌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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