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높은 임대료로 ‘맛집’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례 신도시 주님사랑의교회(임석택 목사)의 소망

주중에는 카페 토브에서
바리스타 역할, 성경공부 인도하고,
라이브 연주도 하며 주민과 소통
 
가정에서 1년간 예배드리다가
이 공간에서 사역하던 교회로부터
제안 받고 수락
 
중국 선교사로 3년 있으면서
‘신자=교회’ 절감. 가정교회 필요성
재인식-현장에서 펼쳐가고파

▲ 주님사랑의교회는 주중에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위례신도시에 자리한 주님사랑의교회(토브 카페)는 상가들이 즐비한 곳 2층에 자리하고 있다. ‘토브’(히브리 말로 선한, 좋은, 아름다운이라는 뜻)라는 카페가 바로 주일예배와 주중 성경공부 등을 하는 장소다. 토브에 들어서니 커피향이 진동하고 7~8명의 여성들이 성경공부 모임을 하고 있다. 손님이 들어오니 인사를 건네며 차 주문 받는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임석택 목사(45세)다.

교회 멤버들 중에 총괄매니저로 헌신한 청년이 자리를 비우면 임 목사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헌신으로 커피숍 ‘토브’는 운영된다. 임 목사는 이곳에서 주중에 세 팀과 성경공부 한다. 금요일 저녁 9시에는 금요기도회로 모이고, 주일에는 35명 정도가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오픈 마이크’라는 이름으로 라이브 공연을 연다. 실용음악 전공자를 초청해 진행되는 이 시간은 넌크리스천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접촉점이 되기도 한다. 이 신도시 상가에는 꽤 유명한 커피 전문점들이 여러 개 있다. 그런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주님사랑의교회 멤버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이다.

▲ 임석택 목사

●●  어쩌다가 이 험한 길에…

개척의 시기가 아니다, 개척한 교회들도 대부분 어렵다 하는 시대에 “어쩌다가 주님사랑의교회 개척을 하게 됐느냐”고 묻자, 임 목사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흐른다.

목회자 자녀로 태어나 신학을 하고, 선교단체와 대형교회에서의 사역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임 목사에게는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갔다. 그러던 중 그에게 중국 선교사로서 사역한 3년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중국의 한인교회 청년부를 맡아 사역을 했는데, 중국 공안의 탄압으로 담임목회자가 추방되자 주일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됐다. 신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청년들은 달랐다. 예배당 건물은 없어졌지만 100여 명의 청년들과 임 목사는 공안의 눈을 피해서 산으로 다니면서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예배를 드리는데도 청년들은 계속 모였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놀란 것은 임 목사였다. 건물 중심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결(결합)되는 것이 교회임을 확인하게 됐다. ‘건물이 없어도 얼마든지 교회가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경험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1년간 임 목사는 집에서 청년 두 명 등 11명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성도들이 조금씩 증가하자 별도의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20여 명의 성도들은 이를 위해 난상토론 끝에 예배 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 신자들이 전도하는 모습

●● 주님사랑의교회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런 고민 끝에 찾은 곳이 지금의 장소다. 사실 이 교회는 임 목사의 후배 목사와 신자들이 1년간 피땀 흘려 마련한 곳이다. 장로교회 목사인 임 목사 후배와 청년 10여 명이 개척, 1년간 헌신하며 40여 명의 공동체로 부흥을 이뤘다.

그런데 1년간 그 목회자와 청년들이 헌신했지만 현실적으로 감당이 안 돼 번아웃이 되면서 임 목사에게 맡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지금의 주님사랑의교회와 카페 이름, 공간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 후배 목사는 “예배당을 사고팔지 말자, 믿음의 스토리를 우리가 써 나가보자”고 제안했다. 기도하며 헌금으로 드려진 이 교회, 비록 임대료가 나가는 건물이지만 예배당으로 사용되길 원했다. 임 목사와 신자들은 그런 전 교회의 뜻을 잇기로 했다.

▲ 예배 드리는 모습

●● ‘맛집’도 망해서 나가는 위례신도시에서

만 1년이 지난 지금 주님사랑의교회 존재가 놀랍다는 것은 이 지역 상권의 상황을 듣고 나서다.

‘맛집’ 소문이 나서 줄을 서서 먹는 집인데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게 위례신도시란다. 이 지역의 월세가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라는 것.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들어와 장사를 시작해서 망하고 나간 자리에 또 들어와서 망해 나가는 곳이 이 지역의 상권 환경이란다.

그런 곳에서 1년을 보내고 있다니…. 주님사랑의교회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런 지역의 환경 속에서, 카페 공간 속에서 임 목사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중국에서 경험하고 한국에서 해봤던 ‘가정교회’를 신자 가정마다 실현해보고 싶은 일이다.  

“한국교회에 위기가 왔을 때 신앙을 지킬 수 있는 길은 건물 중심에서 가정교회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시도하고 싶습니다.”

가정교회의 필요성에 대해 임 목사는 말한다. “신자 가정마다 가장인 아버지나 어머니가 목자의 역할을 담당해 리드하면 된다. 가족은 모여서 하루에 성경 5장씩 읽고, 기도하고, 묵상하며 매일 주님과 동행하는 훈련을 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임 목사가 보기에 한국교회 대부분의 신자들은 비교적 훈련을 잘 받아서 이 정도는 다 할 것이란다. 문제는 훈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 임 목사는 성도들을 잘 훈련시킨다면 예배 인도부터 목자의 역할까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어쩌면 신자들은 그 사실을 아는데 목회자들만 모르는지도 모르겠단다.

“신자들이 넘어지고 쓰러지고 하면서 성도로서의 본분을 감당하고, 가정에서 목자의 역할, 더 나아가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다른 이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도 책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목회자들은 신자들을 어리게만 보지 말고, 신자들은 늘 수동적인 위치에만 머무르지 말고 연수가 더해갈수록 스스로 서나갈 뿐 아니라 다른 신자도 세워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임 목사는 말한다.

‘가정이 교회 되게 해야 한다’는 임 목사의 말은 교회 안에서만의 크리스천에서 벗어나 가정 속에서, 사회 속에서 살 때 신자 개개인 안에서 주님이 내주하시는 ‘성전’임을 인지하고 확인해 나간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중국의 공안에게 쫓겨 다니며 숨어서 예배를 드릴 때 장소나 이름은 없어지거나 바뀌기도 하지만 사람(신자)은 그대로인 것을 보면서 임 목사는 하나님의 생명에 대한 신비를 새삼 확인하게 됐다. 그러면서 ‘신자 개개인의 마음에 성전을 제대로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더 깊이 했다.

하나님과 제대로 관계를 맺으며 날마다 삶 속에서 제대로 교제해야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이다. 남녀가 결혼을 했으면 지속적으로 교제를 잘 해야 행복하고 안정감이 드는 경우와 비슷하다. 목회자와 성도 간에, 성도와 성도 간에, 성도의 가정과 성도 자신 속에서 하나님과 교제를 제대로 한다면 한국교회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임 목사는 말한다.

카페에 있다 보면 목회자인 줄 알고 인근의 교회 다니는 신자들이 임 목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교제)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큰 교회일수록 그런 현상은 더 심하다. 고민하는 성도들도 ‘답’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목자나 형제자매의 조언이나 파이팅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목회자라면, 진정한 주님의 사람이라면 주님이 보여주신 대로 자신을 열어 신자를 사랑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임 목사는 조언한다.

“현대인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들 하죠. 그러다보니 제대로 교제하는 관계 속에 들어오지 못하고 경계 권에서 어정쩡하게 지내는 이들이 적지 않아요. 들어서 아는 것은 많아 머리는 커지는데 관계는 잘 안 되고, 성인 아이가 되기 일쑤입니다.”

임 목사는 종교개혁 시절에 성직자에게만 주어졌던 성경이 개혁자들에 의해 모든 성도들에게 주어진 것처럼, 목사에게만 목회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신자들에게도 그런 권한이 있음을 알려주고 키워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한다.

그렇게 되면 ‘목사 밥줄이 끊긴다구요?’, 별 말씀을…. 가정 속에서 목자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목회자는 또 그 목자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하며 함께 주님 중심으로 온전하게 서가는 데 진력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임 목사는 말한다.

주님사랑의교회는 교회가 무엇인지, 십자가와 부활, 성령 등 기독교에서 말하는 핵심적인 주제들을 ‘다 아는 얘기야’ 하지 않고, 주님 가르치심에 비추어 ‘정말 그러한가’를 깊이 생각하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임 목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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