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최근까지 네트워크와 위계조직 간 상호작용 조명

역사는 언제나 질서를 만드는 자들과 그 질서를 거스르는 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졌으며, 사람들은 타워의 권력자가 통치해왔다고 여기지만 종종 진정한 권력은 광장의 ‘네트워크’에서 일어났다…

 

▲ <광장과 타워>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21세기북스

“비록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국가와 같은 위계 조직들에만 관심을 고착시켜왔지만 사회적 네트워크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항상 훨씬 더 큰 중요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그 중요성이 절정에 달했던 두 개의 시대가 있었는데, 그 첫 번째의 ‘네트워크 시대’는 15세기 말 유럽에서 활자 인쇄가 도입된 직후에 나타나 18세기 말까지 지속되었다. 두 번째는 바로 우리의 시대로서 1970년대에 시작됐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 대부분의 역사가 계급에 의한 기록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하버드대학 역사학과 교수 겸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은 기존의 계급 중심의 역사 기록에 ‘다른 길’을 제시한다. 즉, 계급 중심의 역사를 기록하는 동안 강력하지만 눈에 덜 띄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놓쳤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네트워크는 인류 역사의 거의 모든 시대에 발견되며, 오늘 우리에게 익숙한 소셜 네트워크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고 말한다.

책은 고대에서 아주 최근에 이르는 동안 여러 네트워크와 위계조직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맺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의 역사 풀이에서 눈길을 끄는 역사의 흐름을 수직적 위계 구조와 수평적 네트워크의 대비로 살핀 것, 책 제목인 ‘광장과 타워’는 이 두 구조를 표현한 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질서를 만드는 자들과 그 질서를 거스르는 자들 사이에서 만들어졌으며, 사람들은 타워의 권력자가 통치해왔다고 여기지만 종종 진정한 권력은 광장의 ‘네트워크’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혁신하는 경향은 네트워크에서 나타나고,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전염성 있게 퍼질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를 통해서라는 것, 또한 그때마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네트워커’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광장과 타워>는 네트워크의 역사에 대한 이론서로, 고대 로마의 숭배에서 르네상스 시대까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에서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의 탄생, 몰락, 그리고 부상에 대한 단계적 연결의 변화를 말해준다. 책에서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역사와 힘의 역사적 계급 구조를 다룬다. 왜 네트워크가 역사가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간과한 세계 역사의 잃어버린 연결고리인지를 역사적 사실과 여러 이론들에 입각해 설명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블룸스버리 클럽, 로스차일드 가문, KGB, NSA, 헨리 키신저, 알카에다처럼 역사의 변곡점을 만든 공식·비공식 집단부터 페이스북이나 애플 같은 실리콘밸리의 공룡기업 등, 중세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급’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들이 만들어온 네트워크가 어떻게 역사의 연결고리가 되었는지 드러낸다.

저자가 책에서 타워에서 광장으로 전환하는 지점으로 제시한 1517년 인쇄술의 등장은 기독교 신교의 출발선인 종교개혁의 해이기도 하다. 당시 유럽 종교의 정점에 있었던 교황은 ‘타워’로, 교황의 독점을 깬 종교개혁은 ‘광장(네트워크)’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네트워크화 된 상전이(phase transition, 균질한 물질이 어느 온도 및 압력으로 하나의 상에서 다른 상으로 변화하는 현상)는 의도하지 않았거나 가끔은 끔찍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16세기 네트워크는 새로운 사상과 함께 질병과 종교적 갈등을 퍼뜨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역사상 주요한 변화들은 기성의 위계 조직들이 각종 네트워크에 의해 파괴적인 도전에 처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오늘날 네트워크가 위계적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보는 일부 논평가들의 확신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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