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만난 목회자-안산시 샘골교회 구인성 목사의 ‘내가 죽고 예수로 사는 법’

진정 ‘나’가 없어지고 내 속에 그리스도께서 사는 지경까지
성화의 삶을 위해 부단히 몸부림치며 나아가야

예수 믿으면 다 천국 간다? “NO”
진짜로 예수 믿는 사람,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여야 한다

풍요로운 시대,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공허한 시대
교회만이 할 수 있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 구인성 목사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고 부활을 기다리는 절기 사순절. 매년 찾아오는 의례적인 절기로 여기지 않고 이 시간을 통해 은혜를 사모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안산시 상록구 샘골로에 위치한 샘골교회 구인성 목사는 사도 바울이 고백한 ‘2천 년 전에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막힌 나’로 고백하는 자가 바로 성도라고, 거기서부터 성도의 삶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육체의 나는 여전히 숨을 쉬며 살고 있는데, 내가 죽었다고? 그것이 믿어진다고?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이 신비한 고백, 경험이 모든 생명들의 고백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교회를 다니지만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있다. 구 목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예화 하나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수도사를 찾아가 질문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죽고 예수님이 내 안에 사실 수 있을까요?”

수도사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있었습니까. 그 사람이 돌아가셨다면 그 무덤 앞에 가서 그 존경하는 마음을 조목조목 말씀드려 보십시오. 그러면 죽는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힘들게 하고 미워하는 사람 묘지에 가서는 왜 그렇게 미워했느냐며 욕을 해 보십시오. 그러면 그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수도사가 알려준 방법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죽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수도사에게 다시 찾아가 해보라는 대로 다 해봤는데 모르겠다고 얘기하자 그 수도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존경했던 사람, 미워했던 사람 앞에 가서 당신이 아무리 칭찬을 하고 욕을 한다고 해도 그들이 살아나서 고맙다거나 저주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은 그런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구인성 목사는 ‘내가 죽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말한다. 누가 나를 칭찬한다고, 혹은 비방한다고 해도 전혀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아낼 것이라고. 예수님 안에서 죽은 방법이나 목회는 바로 이런 모습이고, 그리스도인들이 가야 할 길도 이런 길인 것임을 늘 염두에 두며 신자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고 말한다.


 

 

●● 구원받는 것에서 성화로 나아가야

사실 구인성 목사의 28년 목회 인생에서 늘 염두에 두고 산 말씀이 갈 2:20절 말씀이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그 마음으로 사니까 목회할 때 늘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첫 목회지 충북 단양을 시작으로 강원도 원주, 평창 등 지방에 있다가 이번에 샘골교회에 부임한 지 두 달 정도 되는데, 목회가 늘 그렇듯이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주님으로 인해 늘 행복함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구 목사는 “입으로 구원 받았다는 고백 뒤에는 늘 삶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수믿으면 다 천국 간다고들 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로 예수 믿는 사람이어야 가능합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마 7:21)가 되어야 합니다. 웨슬리가 말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우리는 성화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거룩한 삶을 이뤄나가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믿음을 삶 속에서 실현해내야 하는 과정, 사실 그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미룰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구 목사는 삶에서 어떻게 실현해 나가고 있을까.

“잘 참으면 됩니다. 그리고 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됩니다. 제가 목회자로서 교회에 어떤 안을 내놓았을 때 ‘아니오’라는 의견이 있으면 밀고 나가지 않고 기다립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일이 성사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특히 주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영성’을 위해서 하루 한 시간 이상씩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한 시간도 나와 함께 깨어있을 수 없더냐’(마 26:40)라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향해 한탄하신 말씀을 구 목사는 자신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알고 지켜나가고 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자신이 이런 마음으로 기도하며 나가고 있듯이 ‘하루 1분 이상은 기도할 수 있지 않느냐’며 하나님 나라 갈 때까지 기도하며 말씀을 실천해 나가자고 강권하고 있다.

또 하루에 한 분 이상에게 예수님 자랑을 하고 있다. 어느 하루는 전도하지 못하고 밤 10시가 됐는데 마음속에서 ‘너 나에게 하루 한 번은 전도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음성이 들려서 도저히 그냥 잠을 잘 수 없어서 밖에 나가 주차 돼 있는 자동차 유리에 전도지를 꼽아놓고 차주를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대체할 정도로 철저히 약속을 지키며 나아가고 있다.

신자들에게도 “여러분, 매일 한 번 전도하는 게 힘들다면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힘들다면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힘들다면 세 달에 한 번은 예수님 자랑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함께 제자된 삶을 살아내자고 강조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신자들과 함께 전도했습니다.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기독교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삶으로 이 시대를 살아내지 못하면 기독교가 사라진다는 얘기를 명심해야 합니다.”

샘골교회의 올해 표어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교회’(빌 2:5)다. 구인성 목사는 29년 차 목회 속에서 어느 교회에 부임하든지 변함없이 이 표어를 사용한다. 이 말씀을 실현해내는 한 가지만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천목표로는 기도·말씀·성령·사랑·전도가 충만한 교회, 그리고 인물을 세우는 교회로서 나아가는 것이다.

▲ 샘골교회는 112년의 역사의 전통 있는 교회다.


●● 앞으로의 목회, 만만치 않다

변화의 조짐조차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사회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풍요로운 시대라고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공허한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정말 교회가 그들의 공허감을 채워줘야 합니다. 복음을 온전히 전하면, 본질로 돌아가면 가능할 것입니다. 교회가 회복되고, 나라를 견고히 하는 소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구인성 목사는 어느 시대에나 물질과 정신 두 가지 모두가 충족된 역사는 없었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때일수록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의 성공이 아닌 예수님이 이 세상에 왜 오셨는지, 오셔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오늘 이 시대에는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이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다.

구 목사는 이 시대는 “어머니의 영성”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따뜻하고 포용적인 영성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징계나 훈계, 채찍보다는 격려하고 신앙의 희망과 본질을 얘기하면 회개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샘골교회는 역사적인 인물인 작가 심훈의 <상록수> 주인공 채영신이 활동하던 장소였다. 주인공 실명은 최용신(1909~1935). 교회 바로 옆 상록수공원에는 최용신기념관이 번듯하게 자리하고 있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젊음을 던졌던 최용신은 일제의 식민지 속에서 무장독립운동을 하기 어려운 시대의 한계 속에서 경제적 자립운동을 통해 민족운동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갖고 YMCA, YWCA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학생들에게 농촌운동에 대한 사명감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감신대에 입학할 정도로 기독교 신앙이 투철했던 그녀는 “공부해서 잘 살아 봅시다”라며 학생이나 부녀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개인전도, 야학 등 헌신을 다해 가르치며 몸으로 복음을 전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며 구인성 목사는 그 어려웠던 시대에 자신의 개인 신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불철주야 애썼던 삶을 오늘의 우리 크리스천이 어떻게 구현해 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주민들에게 “샘골교회는 이 지역에 꼭 필요한 교회”라는 든든한 존재로 주님 오시는 날까지 사명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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