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택 /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빈센트 반 고흐는 탁월한 독서가였다. <반 고흐- 상처입은 치유자>(대장간)의 저자 박철수 목사에 의하면 “많은 독서를 통해 그가 편지에서 언급한 작가만 해도 150여명에 이르고 작가가 쓴 책 중에 언급된 것도 300권이 넘는다. 그리고 문학관련 언급은 800권이 넘는다”고 했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 드 보통도 반 고흐가 ‘독서광’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고향 네덜란드에서 프랑스로 오면서 특히 문학에서 이런 힘을 강하게 느꼈다. 그는 발자크. 플로베르. 졸라, 모파상을 읽었으며,  이 작품들을 통해서 프랑스 사회와 심리의 역동성에 눈을 뜨게 된 것에 고마워했다, 그는 <마담 보바리>를 통해서 지방에서 사는 중간 계급의 생활을 배웠으며, <고리오 영감>을 통해서 파리의 가난하지만 야심만만한 학생들을 배웠다. 그는 이제 사회 전체에서 이런 소설의 등장인물들과 유사한 인물들을 알아보게 되었다”(<여행의 기술>, 청미래, 239쪽).

반 고흐는 특별히 두 권의 책을 손 가까이 두고 매일 읽었다. 하나는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였고, 다른 하나는 존 버니언이 쓴 <천로역정>이었다. 그는 한 편지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숭고하고 독특한 책’이라고 칭찬하면서, “구절구절이 참으로 심오하고 진지하여 마음이 격양됨 없이는 경외심 없이는 읽을 수 없다”고 했다. <천로역정>과 <그리스도를 본받아>가 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안내자와 같은 책이었다.

책을 너무도 사랑하여 오직 책만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공쿠르와 졸라와 리슈팽의 소설책을 한데 그린 ‘책 세 권의 정물’). 뿐만 아니라 의사 가셰의 초상화나 지누 부인의 초상화 등에 책을 그려넣곤 했다. 단순히 소품이 아니라 진실로 경외하는 마음으로 책을 그려넣었다. 모두 반 고흐 자신이 읽고 감동한 책들이다.

박홍규 교수는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에서 책들이 고흐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고흐는 미국 시인 롱펠로의 시 ‘별빛’으로부터 ‘별이 빛나는 밤’의 모티브를 얻었고, ‘아를의 침실’은 조지 엘리엇의 소설 ‘급진주의자, 펠릭스 홀트’를 읽고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이다.

반 고흐는 휘트먼의 시집 <풀잎>을 읽고도 감동하여 동생 빌에게 휘트먼을 드높였다. “미국 시인 휘트먼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과 노동의 세계를 보는구나.”

고흐는 프랑스 문학을 사랑하여, 볼테르,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발자크, 공쿠르 형제, 모파상, 알퐁스 도데 등을 읽었다. 그는 이들의 책을 읽지 않으면 우리 시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누이동생 빌에게 충고할 만큼 프랑스 작가들의 책을 열렬히 탐독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쳐 7∼8년밖에 학교에 다니지 않은 고흐에게 책은 인생의 유일한 선생이었다. 그에게 창작의지를 불러일으킨 것도 다름 아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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