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승호 / 홍성사 편집팀

작년 10월부터 방영된 NHK 아침드라마 ‘만푸쿠(まんぷく)’가 3월 30일 종영했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라면(1958년)과 컵라면(1971년)을 개발한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 1910-2007) 닛신식품 전 회장의 파란만장한 삶을 중심으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언뜻 전형적인 ‘성공신화’를 극화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겠지만 많은 실패와 좌절,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진한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일부 장면들이 극우 세력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내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방영되는 동안 닛신식품의 오랜 효자상품인 치킨라면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도 한다.

이 드라마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여주인공 후쿠코(福子)다. 안도 모모후쿠의 아내 안도 마사코(安藤仁子, 1917-2010) 역으로, 늘 밝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남편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그녀의 말과 표정 하나하나가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영화 ‘어느 가족’(2018)으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배우 안도 사쿠라의 탁월한 연기가 극중 캐릭터를 참  잘 살렸는데, 그녀는 올봄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방영이 시작될 무렵 안도 마사코의 일대기를 다룬 <치킨라면의 부인―실록 안도 마사코>(주오코론신샤中央公論新社)도 출간되었다. 그녀에 관한 ‘유일무이한 평전’이라는 이 책을 지난가을 도쿄 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처음 보았는데, 책도 책이지만 계산대 앞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홍보 문구와 함께 진열되어 있는 모양새가 더욱 나를 놀라게 했다.

이미 여러 권이 나와 있는 안도 모모후쿠에 관한 책(대부분 편저) 가운데 주코문고(中公文庫)에서 출간된 <넘어져도 그냥은 일어나지 마라!(轉んでもただでは起きるな!)>는 지난 11월 5쇄를 찍으면서 표지에 커버를 덧씌웠다. 책 제목을 아주 작게 하고 “NHK 연속 텔레비전소설 ‘만푸쿠’ (주인공) 다치바나 만페이(立花萬平)의 모델, 안도 모모후쿠의 인생이 이 한 권에!”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게 하면서 기존 표지의 주인공 사진에 치킨라면과 컵라면 이미지를 적절히 엮었는데, 이 커버가 원래 표지보다 훨씬 역동적인 이미지이면서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듯하다.

드라마 방영 이후 두 차례에 나뉘어 출간된 <NHK 드라마 가이드―연속 텔레비전 소설 만푸쿠 1, 2>(NHK 출판)는 등장인물의 이모저모는 물론, 제작에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와 정보가 보는 즐거움과 읽는 즐거움을 한껏 선사하며 드라마를 입체적으로 깊이 이해하게 한다. 감탄을 자아내는 그들의 알찬 ‘디테일’은 이 책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소 비싼 듯한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1권은 초판 발행 3주 만에 3쇄를 찍었다!).

오늘날 ‘미스터 누들(Mr. Noodle)’로 칭송받는 안도 모모후쿠의 극중 인물 만페이 상과 그의 동반자이자 조력자 후쿠코. 이들 내외와 아침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건강을 위해서는) 멀리해야 할 라면을 더 찾으며 더 맛있게 먹게 되었다.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세상을 밝게 하고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일을 보람으로 여기며’ 살아온 사람과 그 내조자의 일상의 자취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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