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교회 _14

“유대감을 높이는 최상의 방법은
소모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대교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은
소모임이 망가졌다. 따라서 소모임을
강화하면 많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 최종인 목사
평 화 교 회 담임

오늘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서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고독이 전염병처럼 만연한 세상이다. 늘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고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고독은 사회적 유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감정이다. 예전과는 달리 재택근무나 시간제 교대 근무에 발달된 통신수단 덕분에 대면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일들이 늘어나 점점 고립감이 심해지고 있다. 같은 사무실에 앉아있다 해도 반드시 의미 있는 유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회 역시 예배만 잠깐 드리고 갈 뿐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교회만 해도 예전과는 달리 3층 발코니에서 예배드리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하에서부터 승강기를 타고 곧장 4층으로 가서 예배드리고 예전처럼 목사와 인사를 나누지 않고 곧장 지하로 내려가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부러 그들을 만나려고 승강기 앞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식당에 가서 마주쳐보려 노력하지만 그렇다고 유대관계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일까?

몇 명 되지 않는 부교역자들과도 유대관계를 맺으려고 애써본다. 부러 바쁜 시간을 쪼개 그들과 해피아워를 만들어 보고, 카페에 가기도 하며, 팀워크를 위해 운동을 해보지만 정말 관계가 가까워질까? 사실은 깨어있는 동안 가족들보다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은 내 관심이나 문제를 알까 싶다. 나 역시 그들의 관심사나 아픔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나는 생각도 해본다.

외로움이나 고독은 개인의 건강만 해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갤럽 조사에서는 일터에서의 끈끈한 사회적 유대가 직원들의 업무 참여도와 작업의 질을 높이고 병을 앓는다든지 다칠 확률을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대감은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의 경험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어준다. 또한 유대감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완충제 역할을 하고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의학적, 생물학적, 심리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유대감은 교회에 꼭 필요하다. 잘 되는 교회는 교인들끼리 유대감이 끈끈하다. 문제는 유대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늘날 쇼핑몰에서 상품을 고르듯 교회를 고르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교회를 결정하는 요소는 최상의 교육 시설, 핫한 예배, 행사나 프로그램이다. 결국 얕은 믿음과 여기저기 교회 순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의 해결은 이들이 교회에 정착하도록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삶은 두 단어로 요약된다. 섬김과 내어줌이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마 20:28). 교회가 앞장서서 섬기고 줄 때 유대감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유대감을 높이는 최상의 방법은 소모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나는 ‘테이블’이라는 책자를 소개하고 소모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교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은 소모임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모임을 강화하면 많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처음 평화교회에 부임해서 전 교우 심방을 했다. 일산에서도, 분당에서도, 인천에서도 성도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설교가 좋아서 그 멀리서 나오는 줄로 착각했다. 알고 보니 예배 후 각 기관 식구들, 구역식구들과 교제하는 것이다. 교제가 좋으니 주일뿐 아니라 화요일에 나오고, 목요일도, 금요일에도 나온다. 많은 이들이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 예배의 모임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는 소모임을 강화할 때 관계가 회복되고 유대감이 강해진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