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담임목사

지금 한국교회를 움직이고 있는 지도자들도 모두 올챙이 시절을 겪은 경험이 있는 줄 안다. 최근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한국교회의 부교역자 또는 전도사에 대한 예우에 관한 기사를 교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교회를 오늘날과 같이 반석위에 올려놓은 데는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믿음의 투철한 신자들의 공도 크지만, 미약하나마 교회의 굳은 일을 도맡아 한 부교역자들의 헌신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아마 지금 오랜 연륜으로 부동의 자리에 오른 지도자들도 과거 이러한 헌신을 감내 하였기에 오늘이 있음을 부정 할 수 없다.

옛날 못된 시어머니에게 댄 시집살이를 산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한수 더 떠서 자신의 며느리에게 더 고된 시집살이를 시키면서 ‘내가 시집살이를 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약과야’ 하는 잔소리를 무슨 무용담처럼 늘어놓는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86%의 부교역자들이 “헌신 페이”의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합세하여 부교역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음이 입증된 결론이다. 물론 개중에는 그렇지 않은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도 있는 줄로 안다. 그렇지만 조사에 임한 부교역자들의 입에서 자신이 노력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상 한국교회는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교회는 본래 가난한 이웃과 불우한 환경에 처한 자들과 지체장애우들 그리고 부당하게 인격을 모독당하는 자들과 자유를 구속당하는 자들의 애로사항도 함께 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그런데 교회는 사회의 억압과 부당한 대우와 이유 없는 인신 구속에 대해 정직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데도 오히려 은밀하게 헌신이라는 이유를 들어 생계를 위한 급여를 가지고 장난질치는 것은 아닌지? 이것이 교역자들의 자발적인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급여를 헌신으로 유도하는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교회가 움직여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교회 내에서 굳은 일을 전담하는 부교역자들의 수고로움이다. 부교역자들도 대학4년과 대학원까지 졸업을 해야 목회자로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들이 교역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학력 이수 기간은 일반 사회에 진출하는 자들과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교회 건물은 최첨단으로 건축하고 교인들은 수도 없이 몰려드는데 부교역자들에 대한 예우는 칠십 년대 어려운 시대의 망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인 것 같다. 그런데 담임 교역자들에 대한 대우는 교회의 형편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다수 자립 교회의 교역자와 부교역자와의 차별은 여전히 풀지 못할 숙제로 남는다. 문제는 부교역자들이 급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신자들에게 교역자로서 자질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교회 성장에 대한 시금석이다. 그런데 그 속을 보면 부교역자들에게 헌신페이를 강요하는 악덕 기업(?)이 바로 한국교회의 실상으로 보여 진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사회 기업의 급여 체계를 가지고도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인데, 한국교회의 젊은이들이 하나님의 일을 하려고 교회에 발을 들여 놓았는데 결혼은 고사하고 생계도 막막한 실정임을 지도자들과 신자들만 모르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다. 한국교회 어두운 면의 하나인 부교역자들의 급여 문제는 최소한 사회의 최저 생계급여 이상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역자의 부인은 항상 남편 따라 헌신페이를 강요당하는 사례 사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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