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그들은 겸손하다.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들으려 하고, 반대의견도 존중해 준다.
비판과 반성을 거쳐 반대의견이라도
교회의 비전을 위해서라면 관철하려고 노력한다”

 

▲ 최종인 목사
평 화 교 회 담임

교회에는 굿 리더(good leader)와 뱃 리더(bad leader) 둘 중의 하나가 있다. 잘 되는 교회는 당연하지만, 굿 리더들이 많다. 교회가 굿 리더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미래의 굿 리더들을 육성하고 있는 곳은 잘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들여다본 교회들은 굿 리더들보다 미안하지만 뱃 리더들이 더 많다. 뱃 리더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있다. 리더들이 의사결정을 하면서 흔히 하는 실수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것을 잘못된 함의 효과(false consensus effect)라고 하는데, 과도하게 자기 생각을 일반화하여 남들도 자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설교자들 역시 오류에 빠지기 쉬운 것 중의 하나는 자신이 은혜가 되면 성도들도 은혜가 된다고 여긴다. 실은 설교자의 개인적 주관일 뿐이지, 성도들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 사회에서 성도들 역시 십인십색의 다양한 생각들이 있어 각자의 니즈가 다르다. 리더들은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

심각한 확증 편향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 기대, 생각을 지지해 주는 정도는 중요하게 여기지만,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내면 무조건 무시하거나 축소하려 한다. 확증 편향은 기존에 가진 생각을 강화하려는 경향으로 심각한 오류가 보여도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정해 버린다.

지나친 우월감도 뱃 리더들의 특징이다. “내가 당신들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다. 미안하지만, 다른 성도들보다 뛰어나거나 머리가 좋다든지 능력이 많아서 지도자가 되는 사람은 적다. 실은 대부분 리더는 교회 형편상, 어쩌다 보니, 주님의 은혜로 지도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리더들이 다른 성도들 위에 군림하거나 가르치려는 것을 성도들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 리더가 자기 우월감에 빠지는 경우 독단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거나,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면서도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고 만다. 리더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타율적인 조직 문화에 빠지게 된다.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습득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잘 되는 교회에는 굿 리더가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겸손하다.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들으려 하고, 반대의견도 존중해 준다. 비판과 반성을 거쳐 반대의견이라도 교회의 비전을 위해서라면 관철하려고 노력한다. 굿 리더들의 특징은 피드백을 요청한다. 객관적으로 리더 자신을 돌아보고 교회를 분석하려 한다. 지도력 전문가인 INSEAD 경영대학원의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Kets de Vries)교수는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라는 책에서 “수많은 경영 리더들 주변에는 좋은 말만 하는 거짓말쟁이들이 즐비하다”라고 비판했다. 너무 강한 리더는 조직을 병들게 한다는 말도 적었다. 그들은 조언을 들으려 하지 않고, 현실 파악에 어둡다.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실패한다는 것이다.

나는 젊은 시절에 고집불통 원로들을 지켜보면서 왜 저럴까?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주면 안 될까? 왜 자신들이 전부 옳다고 할까? 의아해하면서 비판하는 목소리에 동조했다. 그러나 이제 교단과 교회를 볼 때 오히려 젊은 리더들이 원로들처럼 기도를 많이 하거나, 일편단심 헌신하든지, 교회를 위해 희생하지도 않으면서 고집불통 지도자가 되어 가는 것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있다. 이런 글을 적으면서 나 역시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금씩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마음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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