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82)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무엇인가를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어딘가를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장애인들과 함께 여행하는 시간들은 늘 아름답고 기쁘다. 2박 3일 동안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참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예배드리고 찬양하면서 주님께 한없이 감사하면서 보낸 시간이었다.

장애인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자연으로 나아와 맘껏 하나님을 부르고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없었으면 저렇게 기뻐하며 행복해 할까.

예배드리고 찬양하며 틈틈이 주위에 좋은 곳을 찾았다. 예당 호 출렁다리를 다녀오는 시간에 우리 장애인들의 감격을 보았다. 전동휠체어를 타신 분들이 열 세분인데 이런 기회가 아니면 마음대로 올 수 없는 이런 곳에 올 수 있어 마음들이 들뜬다고 했다.

다음 날 해미읍성을 갔는데 해미읍성의 역사를 해설사 선생님을 통하여 들을 수 있었다.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코끝이 찡하다. 특히 천주교 박해 때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심한 고문을 당하고 나무에 매달고 곤장을 맞고도 끝내 배교하지 않고 서문으로 끌려가 처형당할 때까지 신앙의 절개를 지켰던 그 분들의 신앙심에 고개가 숙여졌다.

처형당하기 위해 끌려가면서 마지막으로 ‘가마니를 펴놓고 십자가를 그 위에 놓은 다음 십자가를 밟고 지나가면 살려 준다’는 얘기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십자가를 밟고 가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숙연한 마음을 가졌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나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 감사했다. 설령 이런 일이 지금 일어난다 해도 이분들처럼 당당히 순교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무언중에 하고 있었다.

지금 이 땅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이구동성이다. 이런 일들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몇몇 장애인들이 힘주어 말한다. 우리가 믿음을 잘 지키고 믿음대로 세상의 본이 되는 생활을 하여 후손들에게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장애인들도 오늘 생각이 깊어진 것 같다. 어떻게 사는 것이 주님께 영광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고 후손들에게 나의 신앙의 모습이 아름답게 비쳐지기를 기도했다고 한다.

2박 3일의 여정은 밤에 말씀을 들으며 은혜를 받았고 두 분의 목사님의 간증과 설교는 우리의 마음을 찢기에 충분한 밤이었다. 참석한 장애인 중에는 40세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러한 자리에 참여 하여 기쁘고 즐겁다고 했다. 고아로 시설에서 살다가 독립하여 활동 보조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이 친구는 너무 고마워 수련회가 끝나고 극구 사양하는 저에게 식사 대접을 요청해 함께했다.

너무 고마워서 대접 하고 싶다는 그 심정을 거절 할 수 없어  맛있게 대접을 받고 돌아 왔다.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 사람들은 힘든 수련회를 왜 매년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한다. 누군가의 힘든 준비가 누군가에게는 즐거움과 기쁨이요 행복을 가져다주는 거라고 강조한다.
나는 내년 수련회를 위해 지금부터 구상한다. 장애인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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