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영 제
선교중앙교회 담임

예수님은 성경에서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고 했다. 실상 ‘이웃 사랑’이라는 말씀은 ‘사람 사랑’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왜 주님은 ‘사람 사랑’이라고 하지 않고 ‘이웃 사랑’이라고 하실까. 어느 날 그 답을 찾았다. 가장 사랑하기 힘든 대상은 이웃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웃 나라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불편하다. 참 사랑하기 힘든 이웃이다. 어떻게 이런 일본을 사랑할 수 있을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요나 선지자가 이웃 나라 앗수르를 미워하며 망하기를 바랐던 것처럼 기독교인들까지도 일본을 미워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선교사들은 “선교사님, 많은 나라 중에 왜 하필이면 일본입니까? 일본 선교사가 아니면 기도도 하고 후원도 해드릴 텐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도 과거에 붙잡혀 일본에 대한 미움과 증오를 키워가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 최장기 집회를 하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강제 징용자에 대해 일본 회사들이 각 개인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고 한국에 있는 일본 기업들의 재산까지 억압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감정적이고 지나친 민족주의적 사고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문제 해결보다는 문제만 키우고 상처만 키우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는 더 악화되고 있다.

감정으로 싸우면 집니다. 이성과 지혜로 대처해야 한다. 관계의 기본, 상담의 기본 원리는 ‘상대방을 변화시키기 전에 내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변해야 상대방도 변하는 날이 온다. 나는 변하지 않고 상대방을 먼저 변화시키려 하면 관계가 악화되고 더 힘들어진다. ‘이웃을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 ‘용서하라’는 주님의 명령은 이웃이나 원수를 위해 주신 말씀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주신 말씀이다. 미워하는 사람이 미움 받는 사람보다 더 고통스럽다.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용서받지 못한 상대방보다 더 고통스럽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끌고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몇 년째 항의 데모를 하는 것은 할머니들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다. 강제 징용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일시적으로 마음은 후련할지 모르지만 도움이 안 됩니다. 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의 재판에 즐거워하던 한 어르신은 한일관계가 이렇게 되자 자신 때문이라고 눈물 흘리며 말도 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았다. 위안부나 강제 징용자와 독립운동가 유가족들을 우리 정부와 국민이 스스로 치료하고 보상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그들을 치유할만한 인력도 있고, 그들의 경제적인 문제를 보상할만한 경제력도 있다.

일본의 사죄와 보상을 우리 마음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받을 수 없다. 관계는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우리 뜻대로 우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다. 일본과 계속 싸우면 한국을 미워하는 일본인은 더 많아진다. 정치인은 국민에 의해 움직이고, 유권자에 의해 움직인다. 아베 총리는 극우 민족주의자이고 그를 지지하는 세력도 민족주의자들이다. 아베가 한국에 경제 보복을 하니까 아베의 인기가 올라간 것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아베가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반한 감정을 가진 일본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역사물 영화 ‘박열’에서 본 것처럼 일제 강점기 때나 지금이나 일본 안에는 선한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일으키고 만들어야 일본이 변하고 아베 정권이 변한다. 지금처럼 감정적으로 싸워서는 한일관계는 갈수록 악화될 것이며 양국이 모두 큰 피해를 볼 것이다. 힘들 때일수록 감정을 절제하고, 뱀같이 지혜로워야 한다. 주님의 방법을 구해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일본인을 미워하지 말고 일본 선교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한국인 선교사에게 복음을 받고 배우는 일본인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을 고마워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된다. 지금 일본 교회들은 목사가 부족해서 한국인 목사들을 초빙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가지게 해야 한다. 그러면 그들도 우리의 좋은 이웃이 되고 형제 국가가 될 것이다. 미워하면 진다. 사랑해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원수를 복수하는 방법은 사랑이다. 더 열심히 선교하여 일본을 원수에서 형제로, 좋은 이웃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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