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명 애
화가, 예예동산 섬김이

12월, 마지막 달력을 펴면 종교와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크리스마스를 생각하고, 이어서 ‘선물’을 꿈꾸게 된다. 우리 세대는 오 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 프레젠트>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알고 있다. 가난한 젊은 부부는 성탄 이브에도 가진 돈이 없어서, 남편은 아내의 아름다운 금발머리에 어울리는 빗을 사기 위해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아버지께 물려받은 시계를 팔고, 아내는 남편의 귀한 유산인 시계에 어울리는 체인을 사기 위해 자신의 아름다운 금발머리를 잘라 팔았다는 이야기다.

누가복음 6장에는 산상수훈의 말씀을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배부름을 얻을 것임이요. 지금 주린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배부름을 얻을 것임이요. 지금 우는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웃을 것임이요”라고 기록하고 있다. 너무 풍요로워져서 ‘아름다운 갈증’과 ‘절절한 그리움’을 잊어버린 이즈음 세대에는 이 누가복음의 말씀을 깊이 묵상해 볼 필요가 있다.

딸아이가 유치원 때이니 벌써 30년이 넘은 이야기이다. 그 때는 모든 것이 귀할 때였다. 딸은 산타클로스가 스카치테이프를 갖다 주기를 가족예배 때에 그 기도를 드릴 정도로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유치원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엄마인 나는 두 개의 스카치테이프를 준비해서 유치원에 보냈다. 드디어 산타클로스가 큰 선물 보따리를 메고 들어와서 이름을 부르며 선물을 나누어 줄 때 딸은 “아!” 환성을 지르며, 얼마나 기뻐하든지…. 딸은 어른이 된 후에도, 하나님께 기도했기 때문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스카치테이프를 갖다 주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아직도 스카치테이프는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소중한 물건이기도 하다고….

동창 모임에 갔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시어머니가 새 며느리에게 생일선물로 무엇을 할까 물었더니, “현금!”이라고 대답해 금일봉을 주었단다. 두어 달 후 시어머니 생신에 며느리가 무슨 선물을 드릴까 물어와서 “현금!”이라고 대답했고 똑같은 액수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다. 진짜 썰렁하고 가슴 서늘한 우리들 모습의 한 단면인 것 같다.

우리 교회에 새로 나온 성도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분은 약사로 본인의 약국을 운영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분인데, 본인만 교회에 나오고 남편이나 시부모님은 천부교를 믿는 분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정성이 지극한 그 분은 “기도하셔요!”라고 권하는 말에 “기도할 것이 뭐가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생활하기에 넉넉한 수입이 있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며, 남편과 시댁과의 관계도 무탈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표현인 것 같다.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요즈음 우리나라의 평범한 사람들은 기도를 잃어버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것은 참 많은 것 같다. 영적인 갈망은 그들에게는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인 모양이다.

화가인 나도 가끔 이런 자책에 빠지곤 한다. 이런 풍요롭고 안락한 생활이 예술가에게 절대로 필요한 ‘갈증’과 ‘그리움’을 잃게 하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라는 누가복음의 말씀이 이 시대에 진정 우리를 깨우고 계신 것 같다.

이 성탄의 계절에 우리는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귀한 선물을 받았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독생자 “아기 예수”, 이는 정말 놀라운 선물이다. 이 구세주께서 구원을 이루신 모든 이야기는 인류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이다. 그리고 내가 진정 가난해질 수 있게 되어서 십자가의 대속을 믿을 수 있게 몰아가셨던, 가난했고, 진리에 주렸고, 절망해서 울었던 지난날의 시간들이 성령께서 주셨던 귀한 선물이었음을 새롭게 깨닫는다.

이 성탄의 계절에, 우리는 배불러서 졸음에 취해있는 우리의 추한 모습을 떨쳐내 버리고, 깨어서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인 구세주 탄생을 기쁨으로 감격하며 새롭게 받아 들여야겠다.

구원받은 성도들은 하나님이 주신 이 구원의 성탄 선물을 가슴에 꼭 품고 놓치지 않기 위해, “하나님, 이 나라와 민족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성경말씀을 늘 읽고 공부하며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있도록 주님의 몸인 교회를 지켜 주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 드려야겠다. 기도하고 받은 선물은 잊지 못할 소중함으로 우리 삶에 보배가 될 것이니까.

세상이 혼란스러울수록, 이 놀라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간절히 바라며 모두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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