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나님이 땅 위에 교회를 만들어 놓으셨는가? 몇 사람들이 이 땅 위에서 예수 잘 믿다가 천당 가려고 정거장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가? 이스라엘 백성도 그것에 대한 바른 인식이 부족했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때의 이스라엘적인 교회, 곧 구약 교회가 거룩하게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각성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신앙이 생길 터인데 그것이 없었습니다. 신앙은 덮어놓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사람,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인생에서 참으로 큰 복이다. 2003년 소천한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김홍전의 책 <신앙의 자태>(성약)는 1986년 초판된 이래 지금까지도 계속 읽혀지는 스테디셀러다. 요즘 책처럼 화려하지도 편집상태가 좋지도 않다. 표지는 또 너무나 약해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내용은 다른 어떤 사람에게서 찾을 수 없는 고유한 복음의 진수를 담고 있었다. 자기 색체로 뚜렷하게 복음을 말하고 있어서 눈을 뗄 수 없이 단숨에 읽어버리게 했다.

신앙은 ‘믿음을 줍소서. 믿음을 줍소서’ 하고 밤새도록 기도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고 말하면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고 한 말씀을 인용한다.
그러면서 “말씀이 들어가지 않고는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말씀’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과 그 계획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서고 거기에 대한 자기의 기대가 생길 때 비로소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아, 이것은 과연 그렇다’고 할 때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일이라면 그 까닭에 하나님께서 하시되 우리의 몸뚱이를 쓰시고 우리의 생각을 쓰시고 우리의 인격적인 활동을 쓰셔서 하실 것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런 것들이 빈약했고, 거룩한 구약의 경륜으로서의 호방한 이상이 없었음을 지적한다.

이것은 마치 오늘날 교회가 교회로서의 확연한 기초가 없는 것과 같다고 했다. ‘믿음 줍소서’ 해봤자 믿음이 생길 리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이 되는 것 같지만 되어도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성격이 불확실한 것은 교회의 거룩함에 대한 바른 인식이 없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이루시기로 약속하셨다.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다. 우리에게 계시하셨다’ 하는 확증과 그 확증을 가질 만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은 자기네가 다 활동을 잘해서 사는 줄 알며, 자기네가 부지런히 장사하고 일하니까 잘 먹고 잘 산다고 착각하고, 하나님께서 무슨 목적을 이루시려고 자기들을 기르시고 보존하시며 나가시는가를 생각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한국기독교의 한복판에서 살고 있는 지금, 32년 전 김홍전 목사님이 하신 말씀에 여전히 다다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확인하게 된다. 신자가 무엇인지,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자기 확립 없이 이리저리 보이는 것에 휘둘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규모가 큰 교회는 너무 몸집이 커서 그것을 유지하고 끌고나가느라 버거워하고, 작은 교회들은 생존이 급박하여 대사(大事), 주님이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살아내기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2020년 새해, 우리 모두는 제대로 살아내고 싶은 마음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주님의 긍휼하심을 입어 ‘말씀(예수님)이 우리 안에 좌정하셔서’ 우리로 하여금 요동치 않게, 주님의 사람으로 24시간, 1초 1초를 살아낼 수 있기를 소망하게 된다. 기독교계 여러 사건과 소용돌이, 그 속에서 살게 되었지만 그로인해 우리의 사고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새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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