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가정 _8

“나오미의 가정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우선 이민자의 가정이었다.
나오미의 가정은 매우 불행하고 안타깝게 보인다.
그러나 배후에 하나님의 놀라운 구속사가 숨겨져 있다.”

 

▲ 최종인
목사평화교회 담임

룻기는 분명히 룻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나오미를 주인공으로 풀어보려 한다. 현대에 와서 가정은 급변하고 있다. 전통적 의미에서의 가정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가정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혼, 재혼과 동성애 가정도 있고, 다문화 가정도 있고, 이민 가정, 독신자 가정 등도 있다. 부모 양쪽이 공존하는 2세대 이상의 전통적인 가정을 만나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성경에 소개되는 나오미의 가정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우선 이민자의 가정이었다. 이들은 유대 베들레헴 사람들이었는데, 흉년을 피해 모압까지 내려와 거주하였다(룻 1:1). 사사시대에 아직 중앙정부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시기여서 이런 이민자들이 있었으나 흔치는 않은 일이었다. 그만큼 나오미의 가정은 개방적이고 도전적이며, 진취적인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로 나오미의 가정은 다문화 가정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관습적으로 유대인들끼리 혼인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아들 둘을 모두 모압 여성들과 결혼시켜 다문화 가정을 만들었다((룻 1:4). 시기적으로 남편인 엘리멜렉이 죽고, 두 아들과 모압에서 생존하기 위해 국제결혼을 시킨 듯 보인다. 셋째로 남은 자의 가정이다. 남편이 죽고, 두 아들도 결혼 후 그만 자녀 없이 죽었다(룻 1:5). 세 여자만 가정에 남은 것이다. 성경적 배경에서 남은 여자들은 과부로 취급되고 불쌍한 구제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나오미는 고향을 돌아올 때 만난 여인들에게 “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마라라 부르라 이는 전능자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음이라”고 했다(룻 1:20). 이것은 남아있는 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것인지 보여주는 모습이다. 

여기까지만 관찰하면 나오미의 가정은 매우 불행하고 안타깝게 보인다. 그러나 배후에 하나님의 놀라운 구속사가 숨겨져 있다. 하나님께서는 나오미의 가정을 재조정하시고 예전보다 더 복 받은 자로 만들어 주신다. 나오미의 가정을 재조정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는 무엇인가?

첫째는 새 가족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나오미는 자기의 이방 며느리가 놀라운 신앙고백의 여인인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라는 고백을 들을 때 나오미의 마음은 번개를 맞은 듯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즉 나오미는 이민자의 생활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앙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이방 며느리는 자기 고향의 신을 선택하지 않고, 시어머니의 하나님을 찾은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맺어주신 새로운 가족의 유형이다.

둘째로 보아스를 만나게 하신 것이다. 나오미가 고향땅 베들레헴으로 돌아올 때 마침 보리 추수할 때라고 적고 있다(룻 1:22). 흉년의 때에 나갔는데, 추수의 때에 돌아오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다. 보리 추수는 보아스를 만나기 위한 사전 장치로 설정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다시피 보아스의 호의를 입게 되고, 결국 나오미의 며느리는 새 남편을 만나게 된다.  룻기를 보면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시거나 개입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이 모든 상황을 뒤에서 조정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다.

셋째로 손자를 안게 하신 것이다. 룻이 임신하고 아들을 낳았을 때 여인들이 축복했다. “이 아이의 이름이 이스라엘 중에 유명하게 되기를 원하노라”(룻 4:14). 아이는 나오미에게 생명의 회복자이며 노년의 봉양자처럼 되었다(룻 4:15). 며느리 역시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다(룻 4:15). 아이는 자라 다윗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이며 축복이다. 현대에도 여전히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가정을 이처럼 복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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