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식 목사의 ‘설교와 삶’-34

근자는 트롯(trot music)이 대세이다. 여러 방송사에서 트롯 경연을 한다. 트롯 가요 중 ‘보릿고개’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의 첫 소절을 보면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갯길’이라고 하면서, 아이를 배불리 먹이지 못한 어머니의 한을 담아낸다.

지금은 보릿고개라는 단어조차 생소하지만, 1960년대 까지는 매년 4-5월의 춘궁기(春窮期)에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했던 때가 있었다. 그 기간 동안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리싹을 잘라 먹으면서 배고픔을 달랬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 년에 세 절기를 지키라 하셨는데(출 23:14), 그 중의 하나가 맥추절이다. 이 맥추절은 ‘여호와의 절기(레 23:2)’이므로 교회는 영원히 지켜야 한다. 현대 사화가 산업화로 인해 보리와 밀을 경작하는 이들이 적더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절기중 하나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밀보다는 보리를 더 많이 경작하였기에 그 문화가 맥추감사절에 남게 되었다. 이는 보릿고개를 넘기고 보리추수를 끝낸 7월 첫 주를 맥추절로 지키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우리가 탈 농경문화 가운데 살더라도 맥추절은 성령강림주일로 환원하더라도 계속 지킬 교회의 귀한 전통이며, 여호와의 절기이다.

맥추절은 칠칠절, 오순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그 안에 담겨진 의미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호와의 절기인 맥추절의 다른 이름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기억하게 하셨는지를 살펴보자.

첫째, 맥추절 - 하나님 앞에 알곡 됨을 기억하자. 추수를 처음 시작해서(초실절) 마치기까지(맥추절)의 기간에는 동풍이 불어오고 늦은 비가 내려 곡식들이 익어간다. 추수를 기다리는 곡식이 익어 가기 위해 따뜻한 바람과 늦은 비는 중요한 요소이다.

맥추절은 알곡 된 보리와 밀의 추수를 마치고 지키는 절기이기에, 절기를 지키는 백성들은 자신이 알곡인지를 점검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태양의 망치와 바람의 칼과 비(雨) 작대기로 알곡으로 만들어 가신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알곡을 만들기 위한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도 묵묵히 견뎌야 한다.

둘째, 칠칠절 -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를 기억하자. 유대전승에 따르면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 도착해서 말씀을 받은 날이 칠칠절이다. 칠칠절은 신랑이신 하나님과 신부된 이스라엘 백성의 언약 결혼식(출애굽기 24장)을 기억하는 절기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맺었기에,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그 관계의 지속됨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애굽에서 신내산까지)보다 앞으로(광야를 거쳐 가나안까지) 기다릴 어려움이 더 크더라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가는 우리도 지금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더라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기억하고 주님만 의지하며 나가야 한다.

셋째, 오순절 – 성령의 권능을 기억하자. 오순절()은 칠칠절을 헬라어로 번역하여 사용한 이름이다. 오순절에 성령님께서 마가의 다락방에 임하시므로 교회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동안 숨어 지내던 성도들이 복음을 들고 거리로 나가 외치기 시작했다. 성령의 임재는 초대교회에 권능(행 1:8) 곧 초대교인들에게 담대함과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현대를 사는 신앙들에게 이러한 성령의 능력, 곧 담대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떳떳이 보여주는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 19시대에 맥추절(칠칠절, 오순절)을 지키면서 하루로 끝나는 행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알곡신자로 성숙해 가고, 다시 오실 주님의 신부로서 기다리며, 성령의 능력을 가지고 사회 가운데 담대함과 용기 있는 신앙을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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