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국제위 성명 “기독교-이슬람 만남과 연대, 상호 이해의 상징적 장소”

▲ 성 소피아 성당 내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국제위원장(서호)는 7월 14일 터키정부가 성 소피아(Hagia Sophia) 박물관을 모스크로 전환한다는 소식에 대한 성명을 통해 “깊은 슬픔과 항의”의 입장을 표명했다.

교회협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1985년 터키정부가 성 소피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던 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소피아의 위상에 어떤 변화가 필요했다면, 이곳이 916년 동안 속해 있었던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곳을 모스크로 전환하는 것은 역사적인 퇴보이며, 성 소피아의 상징적인 의미와 존재 이유를 상실케 하는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한국 기독교인들은 터키정부의 최근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 이들 대부분은 순례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기독교 성소를 보고 영감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성 소피아를 방문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터키정부의 결정 직전 발표된 에큐메니칼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의 선언 “성 소피아는 인류에 속한다”, “박물관으로서의 성 소피아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만남과 연대, 상호이해의 상징적 장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성 소피아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에 의해 대성당으로 건축되었으며, 537년부터 1453년까지 콘스탄티노플의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청에 속한 성당이었다. 1934년 모스크에서 박물관으로 개조되었고, 이후 86년간 이 곳은 종교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일치의 상징적 장소가 되어왔다.

교회협은 “우리는 성 소피아를 일치의 상징으로 삼고자 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연대하며, 터키정부가 성 소피아의 법적 지위를 예전과 같이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다”고 밝혔다.

▲ 성 소피아 성당

+ 세계 반응들

터키 정부가 이스탄불 소재 세계 기독교적 문화유산인 성소피아 성당을 박물관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하자 유네스코는 즉각 성소피아 문화유산 지위를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성명을 통해 “터키인들의 결정이 대화나 사전 통보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네스코는 “다음 회의에서 (성소피아 성당은) 세계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받게 될 것이고 이 유적물의 보편적 가치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면 터키 당국은 지체없이 대화의 문을 열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세계 최대 정교회 교구인 러시아 정교회도 과거 정교회의 중심이었던 아야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에 유감을 표현했다.

그리스 역시 터키의 결정을 비난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 건물의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성소피아 성당

성소피아 성당은 지난 6세기 동로마제국(비잔틴) 시대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바티칸 소재 성베드로 성당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거의 1000년간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다. 이 건물은 거대한 돔 형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자 건물이었다.

1204년 십자군 원정대가 도시를 급습했던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 수세기 동안 비잔틴 제국 하에 있었다.

성소피아 성당은 1500년 전 원래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지어졌지만, 1453년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을 정복한 후 모스크로 개조했다. 외관에 4개의 미나레트(이슬람 예배당에 설치되는 뾰족탑)가 추가됐고, 화려했던 기독교 상징물과 금 모자이크는 이슬람을 상징하는 글자판으로 덮였다.

그러다 성소피아 성당은 1934년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박물관으로 바뀌었지만 터키의 보수파 이슬람교도들은 모스크로 다시 변경해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그러나 세속주의(터키의 경제 발전을 우선시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파인 야당 의원들은 이 움직임에 반대해왔었다.
성 소피아 성당은 터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연간 3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