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권 35억 중 30억이 아직 성경이 없는 상태
“성경 없는 이들의 손에 성경을 들려줍시다”

// 일 시 : 2004년 3월 26일 //
// 장 소 : 대 한 성 서 공 회//
// 대담자 : 양 승 록 부 장//

110년 동안 한국교회의 역사와 함께 하며 성경반포 사업에 매진해 온 대한성서공회 민영진 총무를 만났다. 그는 세계성서공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대한성서공회의 사역과 앞으로의
포부를 소개하면서 세계의 어려운 이웃에게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전달하는 이 사업에 한국교회가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 그동안 성경 보급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필요한 곳이 많습니까?
- 세계 인구가 60억이며 이중 36억이 아시아태평양에 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30억 명에게 아직 성경이 없습니다. 그들이 성경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에게 주어진 임무입니다. 아시아태평양 권의 나라 중 한국과 뉴질랜드, 호주만이 성서공회가 설립·운영되고 있지만 그나마도 대한성서공회를 제외하고는 겨우 자립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아시아태평양권에서 대한성서공회의 역할은 비중이 매우 큽니다.
무료 혹은 낮은 가격에 성경을 보급하는 성서공회의 사역이 아니면 성경을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것이 적자운영일지라도 사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람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고, 말씀을 전달하는 매체가 바뀌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은 불변합니다. 우리는 이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세계 전역에 씨뿌리는 사람으로서, 이 선교를 지속적으로 하고, 최선을 다해 실행해 나갈 것입니다. 성경 반포사업은 대한성서공회만의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맡겨주신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성도님들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 개역개정판 성경이 발행된 지 7년이 됐지만 아직 원활하게 시판되고 있지 않습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기존의 성경전서 개혁한글판 성경과 어떻게 달라진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보급하실 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 올해는 개역개정판을 한국교회에 정착시키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성경을 바꾸는 것이 금새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1938년에 개역판이 나왔으나 당시 장로교에서 5년 동안 반대했습니다. `킹제임스 성경'의 경우도 1611년 임금이 주도해 번역됐지만 40년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6개 교단에서 사용하기로 결의했으며,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보급되어질 것입니다. 성서원을 비롯해 새성경, 대한기독교서회 등의 출판사들의 협조로 50만 권에 대해 원래의 반 가격으로 개역개정판 성경과 찬송가 합본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가능한한 개역 성경의 분위기와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꼭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도로 개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발간됐습니다. 개정 작업에 착수한 1983년부터 약 10년간의 작업 끝에 개정 원고가 완성됐고, 각 교단에 의뢰하여 파송 받은 성서학자, 신학자, 목회자, 국어학자들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개정감수위원회'가 조직돼 4년 동안 157회의 독회와 토론을 거쳐 개정 원고를 감수했습니다.
기존의 개역판의 번역 특성을 최대한 존중했으며,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고려해 꼭 고쳐야 할 부분만을 개정했습니다. 개역판의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 고어와 한자어, 국어 맞춤법이 달라진 곳, 장애인 기피·차별 용어 등을 고쳤습니다.

▶ 개역개정판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던 예장합동은 최근 새롭게 성경 번역을 선언하고 나서 `연합'차원에서 문제 제기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 예장합동에서 지적하는 부분 역시 신학적인 문제이기보다는 단어 의미상의 문제로 수정을 요청한 것으로 이미 검토 과정에서 대다수 수정된 것들이 많았으며,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쉽지 않았지만 전격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예장합동의 새로운 성경 번역을 결의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의 감수 때에도 당시 총신대학교 소속 교수가 참여했지만 총회장과 임원이 바뀌자 모르쇠로 일관해 버리니 저희 쪽에서는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이러한 예장합동의 반응을 보면서 앞으로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확인했으며, 이제 그것에 상관없이 개역개정판 보급에 주력할 것입니다.

▶ 대한성서공회가 그동안의 주력해온 사업과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1895년에 영국성서공회 한국지부로 설립된 대한성서공회는 그동안 성경을 번역, 출판, 반포하는 일에 매진해 왔으며, 국내를 포함해 세계 각지에 성경을 무료로 반포, 오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도움을 주는 등 복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는 데 공헌해 왔습니다.
특히 초기의 우리말 성경번역과 반포는 한국사회의 개화 및 한국교회의 설립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말 번역성경은 한글의 보급 및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지난 109년 동안 한국교회의 역사와 함께 해 왔습니다. 지난해 국내에 159만 부, 해외에 288만 부를 129개 언어로 제작해 105개국에 발송했습니다.
이 외에도 성경의 메시지가 청소년들에게 좀더 가깝게 전해지고 그들의 삶의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다양한 동기를 제공하는 `성서교육문화센터', 세계 각국의 성서학자료를 수집, 정리해 국내 최대의 성서학 전문 정보자료 센타로 자리잡은 `성서학 문헌정보 자료실', 국내외 유수 학자들을 통해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와 같은 성경 원어를 비롯해, 아랍어, 고대역사와 관련된 여러 주변언어들, 성서보문사, 성서사본학, 성서번역학 등에 관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경원문 연구소', 80여 종의 고대 성경사본과 500여 개 언어의 외국어 성경을 전시한 `성서전시실' 등을 통해 성경의 메시지를 좀더 원활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세계성서공회에서 대한성서공회의 위치는 어떻습니까?
- 1804년 영국성서공회가 설립된 이후로 성경보급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퍼져 유럽 전역과 이외의 지역에도 성서공회 지부들이 설립됐고, 1946년에 13개국 성서공회들의 대표자들이 영국에서 모여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를 설립했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1895년 영국성서공회의 서울지부로 설립된 후 UBS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다가 1979년 자립을 선포, 그 이듬해부터는 다른 어려운 성서공회를 돕기 시작할 정도여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136개국 중 대다수가 미자립 상황이며, 다른 나라의 성서사업을 돕는 25곳 중 대한성서공회는 1년에 100만 불을 지원하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한 경우로 세계성서공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성서공회 역사가 200년을 맞았습니다. 최근 영국 웨일즈에서 열린 영국성서공회 200주년 기념예배 및 행사에 참여하셨습니다. 어떠했습니까?
- 성서공회의 기원은 1804년 영국성서공회 입니다. 자기들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었던 영국의 작은 마을인 웨일즈, 이 곳에 살고 있던 여덟 살 소녀 메리 존스는 교회에서 성경을 배우기 위해 3km나 되는 거리를 오갔습니다. 시간적인 제약 없이 성경을 읽고 싶어 성경을 사야겠다는 일념으로 6년간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모아 한 권의 성경책 값을 겨우 마련했으나 그때는 이미 웨일즈어로 된 성경은 인쇄가 중단된 후였습니다. 메리 존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영국 성서공회가 세워지게 됐으며, 성경의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하는 운동에 전국 각지에서 호응을 얻게 됐습니다. 영국성서공회 200주년 행사가 열린 웨일즈는 지금도 영어와 웨일즈어를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기들만의 언어를 지켜가기 위한 노력이 역력합니다.
이번 행사 때 소개된 웨일즈어 개역성경은 대한성서공회에서 인쇄·제본 한 것인데 이를 놓고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 중 한 명이 왜 한국에서 제작했는지에 대해 항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구텐베르크의 금속인쇄술보다 200년 앞선 우리의 유구한 인쇄술과 실제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일이 웨일즈 지역의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도리어 우리의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 성서공회의 사업규모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성서공회는 돈이 얼마나 많길래…' 하며 오해를 합니다. 그러나 저희의 사업은 성경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 성경을 보급하는 것입니다.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많은 이들의 손에 성경이 주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료보급의 경우도 제작비의 5% 이익만 붙이는 것이 세계성서공회의 규정입니다. 제가 대한성서공회에 파견된 이후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도 투명성 때문이었습니다. 적자운영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기적을 체험하는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회원교회들의 헌금과 기도후원이 대한성서공회 운영에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교회의 후원은 매년 13억원 정도가 답지되고 있으며, 성경보급은 국내·외 20억 규모로 펼치고 있으니 교회들의 헌금은 그대로 성경 보급에 쓰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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