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개최한 본지 27주년 기념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가 역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많은 문제들을 목회자들이 직시해야 함을 지적했다.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는 정연동 목사(평안교회)의 사회, 박준서 교수(연세대)와 송기식 목사(수원교회)의 주제발제, 김기원 목사(장위제일교회) 안춘근 교수(나사렛대)의 논찬, 백종선 목사(세광교회)의 종합논찬으로 진행됐다.

“예언자 소리가 있어 오늘의 교회 명맥 유지”

  박준서 교수는 `예언자 정신과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이스라엘이 혈연 민족공동체가 아닌 신앙공동체임을 강조하면서 신앙공동체인 이스라엘의 세가지 중요한 원칙-첫째 규범적 신앙, 둘째 한 분 하나님만을 섬기고 예배하라는 것, 셋째 `히브리 신앙', 즉 약자의 편에 선 신앙-을 짚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런 부분들을 대부분 어겼다고 박 교수는 지적하며,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도 이와 비슷함을 역설했다.
애굽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공동체는 시내산과 세겜에서 언약과 예배를 통해 신앙공동체로 새롭게 탄생했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그들의 삶은 규범적 야웨신앙과는 너무도 큰 괴리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규범적 야웨신앙과는 동떨어진 삶의 길을 걸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야웨신앙을 완전히 저버린 것이 아니고, 규범적 신앙으로부터 상당히 변질된, 그리고 주변의 종교적 영향으로 오염된 야웨신앙이었다며, 박 교수는 이를 `통속적 야웨신앙'이라고 명명했다.
야웨신앙의 핵심이 신앙과 삶의 불가분 관계임에도 그들의 실제 삶은 신앙과 삶이 완전히 분리된 모습이었고, 종교적 의식과 일상적인 윤리적 삶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성전 안에서의 예배와 성전 밖에서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이 유리되었을 때 아무리 아름답고 장엄한 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열납받지 않으심을 아모스(5: 21∼24) 선지자의 말을 인용해 박 교수는 지적했다.
통속적 신앙에서는 하나님께 많은 제물을 바치면 그에 상응되는 또는 그 이상의 대가를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신앙 양태는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이 감사의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받아내기 위한 일종의 `상거래'가 되는 것이라고 박 교수는 비판했다.
또 예언자들은 야웨신앙이 심리적 평안의 종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을 경계하며, 잘못된 평안의식을 조장시킨다면 하나님께서 차라리 성전도 파괴시키실 것이라는 극언(미가 4:10∼12)도 서슴치 않았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예레미야의 말씀 전파시 경건을 가장한 `통속적 신앙인들'은 그의 생명까지 위협했다고 박 교수는 지적하면서 오늘의 기독교 또한 심령평안의 종교로 변질되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신앙의 원칙인 하나님만을 섬기고 예배하라고 했지만 그들은 혼합종교의 모습으로 부패하고 오염되어, 호세아 선지자로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이 야웨를 떠나 크게 행음했다'(호 1:2)고 꾸짖고 있음을 실례로 들었다.
이는 저질 자본주의와 물진 숭배가 팽배한 오늘날도 마찬가지라면서, 기독교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질적 축복', `세속적 성공'의 종교로 전락할 위험이 있음을 경고했다. 현대판 바알종교는 바로 물질주의와 물량주의, 저급한 세속화 경향이라며 박 교수는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기를 드러내는 목회자들의 지나친 명예욕, 자기과시욕을 절제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세는 단 하나의 직함 `하나님의 종'만을 갖고 있었음을 말하면서, 오늘날 많은 목회자들이 박사다, 회장이다 하는 명예에 관심 갖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앙의 세 번째 원칙인 `히브리 신앙'을 이스라엘인들은 상실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이스라엘 공동체는 그들의 신앙의 뿌리가 되는 히브리 신앙과 정신을 망각하고 손을 펴서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가 아니라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힘 없는 약자들을 수탈하는 공동체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다윗-솔로몬의 왕정수립 이후 급속히 진행되어 솔로몬 왕궁은 사치의 극에 달했고, 이후부터 빈부의 격차 심화현상은 가속화됐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이런 행태도 오늘 한국교회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박 교수는 언급하면서, “구약의 야웨신앙이나 기독교의 신앙은 강자들의 종교로 전락하지 않았으며,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루살렘의 세도가 출신이 아니라 갈릴리 지역의 무명인사들이었다”면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높아지려 하지 말고 더욱 낮아지고, 섬김을 받으려 하지 말고 약한 자들을 섬기며, 손을 움켜쥐려 하지 말고, 손을 활짝 펴 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목마른 자에게 마시게 하고, 나그네를 영접하고, 벗은 자를 입혀주고, 병든 자를 돌아보아야(마 25∼)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변절된 통속적 신앙은 이에 맞서 규범적 신앙을 수호하려는 예언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통속적 신앙을 경고하고 책망하고 규범적 야웨신앙으로 회복시키려고 전력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신앙의 역사는 이어져 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김기원 목사는 논찬을 통해 현장 목회자로서 `신앙과 삶의 갭'이 많이 있어 25년째 목회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갈등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그는 역사를 이끌지 못하는 교회는 세속역사요, 세속 교회라며, 초대교회가 핍박은 받았지만 비난 받지 않았음을 말하면서 예수님도, 불신자도 좋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구약의 예언자 정신과 오늘날 목회자와의 상관관계가 있는가, 있다면 그 정신을 승계하고 있는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통속적 신앙에 물든 이스라엘 공동체를 하나님을 섬기는 원칙(규범)적 신앙으로 돌리려 애쓴 이들이 예언자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예언자적 역할을 해야 하는 오늘날 목회자들이 구약의 예언자들이 했던, 즉 규범적 신앙의 외침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찬자인 김기원 목사는 또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섞여사는 무리들'(민 1:14)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미친 영향은 어떠한 것이었는가에 대해 질의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모세가 출애굽할 때 잡족들도 모두 함께 나왔는데 그들은 광야생활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겠다고 수 차례 다짐하며 하나님의 백성이 됐는데, 야곱의 족속들과 잡족들 중 누가 더 순종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예언자들은 세속적으로 볼 때 성공하지 못했고, 예언자들의 말을 당시 사람들도 듣지 않았으나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들은 계속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했다고 박 교수는 말하면서, 그런 예언자들을 세속적인 눈으로 보면 당시에는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오늘날 그들의 외침이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성공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송기식 목사는 `역사를 이끌어 가야 할 한국교회'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40여 년 목회길을 걷고 있는 사람으로서, 갈수록 힘겨워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송 목사는 오늘의 기독교 현실은 `절망적'이라며 이 속에서 한국교회가 역사를 이끌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 목사가 절망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목사와 장로의 대량 생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교단마다 목사를 대량생산하고 있으며, 한 해에 수천명씩 쏟아지는 목사들이 사역지를 찾지 못하고 전전하고 있다. 또 학교 운영을 위해 경쟁적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사명감이나 실적이 확보되지 않은 채 교세 확장을 위해 안수를 주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회들이 앞다투어 장로들을 세우는데, 그 많은 장로들이 조직적으로 정치 세력화되어 교권주의 목사들과 쌍벽을 이루고, 악의 축을 이루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오늘의 한국교회 문제에 대해 목사들은 장로들의 월권 때문이라 하고, 장로들은 목사들의 독선과 무능 때문이라고 비난하는데, 송 목사는 대량 생산 시스템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함량 미달의 목사 장로가 문제라며, 이들이 책임을 반반씩 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한국교회 인물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1930년대 암울한 역사 속에서 이용도 목사가 울면서 `다른 일에는 몰라도 목사에게는 신앙이 첫째 조건이고, 사랑이 수단이 되어야 할 것 아닙니까? 목사들에게 예수는 누구입니까? 영(靈)의 예수, 천(踐)의 예수, 빈(貧)의 예수, 비(卑)의 예수여야 하거늘 오늘날 목사들이 요구하는 예수는 육(肉)의 예수, 영(榮)의 예수, 부(富)의 예수, 고(高)의 예수입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교회는 이용도 목사의 지적대로 성공과 출세의 철학을 사고 파는 장바닥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셋째로, 한국교회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끌려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21세기 새 밀레니엄 문화의 특징은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즉 음악, 미술, 연극, 영화가 따로 있지 않고 한 덩어리가 되고 종교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넷째로, 한국교회 선교 초기 민족주의자들과 좋은 관계였으나 근대화 이후 민족주의자들은 전통종교를 선호하고 기독교를 서양종교로 취급하고, 전과 같지 않은 대우에 한국교회는 불편한 마음이라고 지적하면서 단군상 철거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이 그 한 예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그러나 “이런 현실에 대한 자각에서 드리는 기도가 있다면 거기에 사명도 있다”면서 “극적으로 모든 환경이 희망적으로 변하기를 기대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민족사를 선도할 사명을 각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논찬에 나선 안춘근 교수는 선교 초기 한국교회는 양적으로 소수였으나 민족을 선도한 것을 언급하면서 오늘의 시대에도 1907년에 일어났던 영적 대부흥운동이 한국교회에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흥운동 방법은 이 시대에 맞게 강구해야 한다면서, 오늘 상황 속에서의 새로운 영적인 대부흥운동을 촉구했다.
또한 개화기를 비롯해 일제 강점기에 기독교는 문맹퇴치, 교육, 병원 건립, 항일운동 등을 통해 민족을 선도했듯이 오늘 현실에서 민족에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늘의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나아가 민족 선도 방법을 오늘의 상황에 정착시키고, 민족 앞에서 영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측면에서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종합논찬자로 나선 백종선 목사는 “두 발제 모두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는데, 이런 지적을 달게 받고 도전 받아서 힘 있게 나가면 한국교회가 역사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비루', 즉 약자를 돌보라는 말씀을 따라 한국교회는 개교회별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처럼 하나로 힘을 결집하지 않아서 가시적인 영향이나 파장을 못미쳐서 효과를 보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백 목사는 구약의 이스라엘 공동체를 비롯해 어느 시대나 부조리가 있는 법인데,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교회를 이끌어가시는 분은 성령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어떤 상황이나 방법을 통해 회개하고 개혁을 통해 버릴 것은 버리게 하셔서 건강한 교회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희망을 제시했다.
최성주·정찬양 기자

1부 본지 창간 27주년 세미나 감사예배

사회/이영훈 목사

 한국교회가 새로운 역사를 이끌 수 있는 힘이 있는가를 질문하기에 앞서서 우리의 선 자리가 어떠한가를 확인하게 하소서. 이미 오신 에수 그리스도, 재림의 약속이 있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지만 오늘날 교회 속에 혼란이 있습니다. 오늘날 하나님의 요구 앞에 겸손하게 사시고, 한국교회가 이 시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에 대해 숙지하면서 마음을 열고 깨닫는 시간 되게 하소서. 들소리신문이 인간의 경험에 의지하지 않고 영적인 하나님의 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채찍 하소서. 작은 것일지라도 진실이 되게 하시고, 거짓을 담대히 밝혀내는 날센 검 되게 하소서.

인사/조효근 목사

 예수에게서마저도 부끄럽지 않고, 한 수 꿇리고 들어가고 싶지 않다.
 들소리가 무엇인가에 대해 27년만에 내린 결론은 신자들에게 다시 전도하는 선교기관이라는 것이다. 사회자가 말씀하신 대로 고급기독교시대가 온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말로 하면, 큰 기독교 시대를 대망하면서 오늘 주제속에서 21세기 고급 기독교의 이름이 구체화되는 첫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서 들소리를 하고 있는데, 내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전파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설교/이병돈 목사

`한국교회가 감당할 사역'(출 32:32) “중보기도”

 모세는 특히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기도했다. 오늘날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염려하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그 모든 부분들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기도가 필요하다. 신·구약 교회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중보기도였다. 한국이 이만큼 성장하는 것 또한 많은 신자들이 교회와 기도원, 골방 등 처한 곳곳에서 기도하는 `중보기도' 때문이다. 이렇게 기도에 열심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특수한 나라다. 이런 기도가 모아져서 한국이 이만큼이라도 버티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깨어 기도해야 한다. 회개운동과 중보의 기도에 힘써 우상숭배하고 성적인 타락을 보이고, 하나님을 적대하는 것 등에 대해 크리스찬들은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스스로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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