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대로 인간을 유인해 온 식물들사과, 튤립, 마리화나, 감자 등 4가지 식물의 특성 통해 인간의 원초적 욕망 조명■ 욕망의 식물학마이클 폴란 지음/이창신 옮김/서울문화사 펴냄 이 지구를 움직이는 주체는 무엇일까? 단연 `인간'이라는 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러한 인간들의 사고의 틀을 여지없이 부수고 있다. 식물을 인간에 의해 재배되는 피지배적인 것으로만 알지만 사실 식물의 살아남기 위해 영겁의 시간 동안 기다리며 펼쳐온 전략, 그리고 그들의 `욕망'대로 인간을 유인해 온 놀랍도록 치밀한 계획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오랫동안 인간에게 유익을 주며 전세계적으로 번식해온 식물 4개 종(사과, 튤립, 마리화나, 감자)을 소개하고 이들이 지금까지 왕성하게 번식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사고의 발단은 뒤영벌이 윙윙 거리며 날아다니는 저자의 작은 정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식물의 씨앗을 심기 위해 허리를 굽혀 삽으로 땅을 파헤치고 있을 때 뭔가를 찾아 열심히 헤매는 뒤영벌의 모습이 저자의 자신도 모르게 집중해 있던 작업을 흐트러뜨린다. 문득 `이 정원에서 인간의 역할과 뒤영벌의 역할 사이에는 어떤 실존적 차이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고, 자신의 모습과 결국 꽃가루 옮기는, `날아다니는 음경'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게 될 뒤영벌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게 된다. 움직일 수 없는 입장에서 벌을 이용해 꽃가루를 옮기는 방법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이런식의 물음이 꼬리를 물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식물들의 변천과정을 통해 밝혀지는 사실들은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한편 이들 4개 종의 특징을 살피며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삶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략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인간들의 4가지 욕망을 조명한다. 사과는 번식 수단으로 감미로움을 부각시켰다. 달고 영양가 많은 과육 속에 씨앗을 담아둠으로써 단것을 좋아하는 포유류의 특성을 활용하는 기발한 방법을 고안해 냈고, 동물은 과당을 섭취하는 대신, 씨앗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정말 공짜일까? 아니면 아름다움에도 목적이 있는 건 아닐까?' 차갑고 향기도 없는 튤립은 그 강렬하고도 매혹적인, 그러면서도 고전적 이미지를 상징하는 아름다움을 이용해 정원 가꾸기가 유행했던 네덜란드인들을 열광하도록 만들었다. 꽃대와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는 꽃잎은 색맹인 벌 조차도 매료시킨다. `이 얼마나 영악한 식물인가? 불가사이한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인간의 의식을 자극하므로써, 자신은 경외심을 가득 찬 인간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널리 유포되는 신성한 존재가 된다.' 마리화나가 그렇다. 화학물질을 생성해 내 인간의 의식을 움직이는 위력을 지닌 식물이다. 동물의 미각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운 미묘한 위험 요소들은 일종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인간은 이를 이용해 환각의 세계로 빠져드는가 하면 적절한 양을 약재로, 섬유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감자는 미래의 식물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말을 해줄까?' 잉카인들은 조상대대로 감자의 품종을 개발시켜 왔다. 그 중 단일재배가 아닌 한 두 가지 품종을 함께 재배하는 방법에서 감자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경작지 가장자리나 생울타리에 드문드문 자라난 야생종 감자와 농부가 재배하는 감자와 이종교배가 이뤄지고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 그러면 이 신품종 감자는 다른 감자에 비해 불리한 환경에서도 상당한 양의 수확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제 가장자리에서 중앙으로 자리바꿈이 있게되고 점점 더 넓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 이러한 감자의 특성은 인간의 지배욕과 연결되어 설명되고 있다.  이 책은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고 인간의 의도대로 지구상의 것들을 움직여 왔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의 오만한 착각에 찬물을 끼얹으며 일침을 가하고 있다.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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