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조 년한남대 명예교수
김 조 년
한남대 명예교수

다 궁금해 한다. 코로나19 이후에 우리의 온갖 분야의 삶이 어떻게 될까? 그런데 누가 그것을 알 것인가? 코로나19가 올 것을 아무도 몰랐듯이, 그가 어떻게 언제 어디로 사라지거나 내내 같이 있게 될지를 모르는 것처럼, 그것이 지나간 뒤 우리의 온갖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다만 달라질 것이고,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삶이 소박해지고 단순한 면이 있다고 고마워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너무 편안하여 잊고 살았던 낭만과 깊음과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오래도록 잊고 살았던 성경을 다시 읽기 시작하였고, 다른 고전들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한다. 힘들기도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도 했다. 특히 종교들이 예배의식이나 예불의식이 전혀 다른 것을 경험하게 하였다고 놀라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핵심은 형식이나 겉살림이 아니라 속살림, 참살이가 무엇인가를 따지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이 와도 꼭 있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피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먹고 마시고 자고 입는 기본문제로 단순하고 소박하며 깔끔하게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살피게 되었다. 학교에 가는 것이나 공부를 하고 종교집회에 가는 것의 의미와 알맹이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따지게 되었다. 전쟁무기, 특히 핵무기의 의미가 무엇이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이나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진정한 삶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를 따지게 되었다. 모든 것들의 껍데기는 서서히 걷히고 알짬을 찾는 일이 시작될 것이다.

엄정하게 말하면, 알맹이 살림을 근본부터 따지면서 살기를 다짐하는 것이 종교다. 그런데 종교인구가 늘고, 질서가 잡히면서 알맹이보다는 껍데기가 마치 핵심인 것처럼 행세하게 되었다. 말씀을 따른다면서 말씀의 알짬보다는 문자에 매어달리는 종교가 유행했다. 심지어는 그것이 종교의 본질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 유행했다. 예를 들어, 조직화된 신도가 많고, 돈이 많고, 사찰이나 성당이나 교회당이 으리으리하게 크고 화려하며, 성직과 일반 신도 사이에 위계체계(일종의 종교계급)가 분명하고, 교리가 완벽한 것이 마치 좋은 종교라고 착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종교의 알맹이와 껍데기가 무엇인지 드러나게 되었다. 종파라는 껍데기의 허상이 드러난다. 사실 가톨릭과 개신교는 신학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형식과 생활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것들의 진수를 찾아서 새롭게 정리할 때가 올 것이다. 그것을 넘어, 모든 종교는 하나라는 의식에 도달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종교이론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상생의 길을 찾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많은 종파에서 성소수자들을 옹호하거나 함께 하는 성직자들을 징계한다는 아주 낡고 우스운 일이 생명과 사람이라는 차원에서 새롭게 정리될 것이다.

나는 다른 종교보다도 기독교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뿌리가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역사인데도 숫자가 급격히 늘었기에 근본이 쉽게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두 가지를 제안하면 이렇다. 우선 신학교육을 교파중심에서 벗어나서 통합하는 것이 좋겠다. 성직자 양성중심이 아니라 모든 신도들의 종교교육 기관으로 개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직업 성직자들을 아주 파격으로 줄여야 할 것이다. 형식에 매인 예배를 중심으로 종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종교로 탈바꿈하는 몸부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른 종교들과 교리나 생활이나 경전공부나 신도와 지도자들의 빈번한 교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여 사람이 하나 되고, 한 생명을 나누고, 종교의 핵심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국엔 기독교라는 형식의 테두리를 벗어나 참 종교의 길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