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자연이 말하고 있는 이야기에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세계인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오고가도 못하고 있다. ‘세계는 하나’라고 외치며, 글로벌 시대에 오고가는 것이 자유로웠던 모습이 이제는 오랜 일이 되고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그런가 하면 태풍으로 인해 여기저기 무너지고 부서지면서 ‘설마’ 하며 인간 편의주의로 치달았던 부분에서 자연은 온통 물과 바람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오늘 사람들은 거대한 자연 앞에 우리는 하나님이 빚으신 피조물임을 다시금 상기하며 납작 엎드리게 된다.

이런 자연 현상을 두고 많은 이들은 인간이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이 문제 앞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집중호우에서 보았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상황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국지적인 가뭄과 홍수, 농업생산성의 감소, 해수면 상승, 대규모 화재, 생물 멸종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진형 사무총장은 지난 8월 31일 온라인으로 가진 교회협 정책협의회에서 소속 교단들이 공동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인력과 조직 마련”을 주문했다. 이 조직을 통해 사회선교 단체들과 기독교 비상행동을 조직해나가고, 신학자들과 함께 기후위기 신학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각 교단의 책임 있는 분들을 모아 기후위기 한국교회 생태적 전환 매뉴얼을 만드는 일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 전환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와 수십만 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리를 필요로 하는 핵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핵에너지의 사용을 중단하고 햇빛과 바람과 물을 이용하는 재생가능 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 전국의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자발적인 탄소세를 헌금으로 모아 기후위기 탄소 기금을 조성해서 생태계 회복, 멸종위기생물 복원, 생명경제 연구, 생태적 전환 마을 만들기를 위한 예산으로 사용하는 생태정의 운동을 확산시켜주시기를 제안했다.

그런가 하면 지금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수많은 감염자를 양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직접적인 원인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야생생물의 서식지가 감소하여 인간과 야생생물과의 접촉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근본적으로 우리 인간의 생태적 불의가 만들어낸 일이며, 인간의 생태적 불의는 그동안 인간이 자연을, 다른 생명체들을 대해온 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임을 지적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이런 부분에 제대로 대처할 힘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교단마다 산적한 현안들 처리하기에 분주하고, 큰 그림을 갖고 대처해나갈 여력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당장 눈앞의 문제들을 처리해나가기에도 급급해 보이기 때문이다. 

9월 총회에서 어떤 인물을 총회장으로 선출하고, 교단의 여러 가지 현안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1년에 한 번 전국의 산하 교회 대표들이 모이는 만큼 기독교가 전 세계와 사회 앞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이런 문제를 선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역에 관한한 말도 안 되는 정치적 ‘전광훈 목사’의 발언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매도되는 듯한 수모를 겪고 있을지라도 교회는 교회로서 해야 할 사명을 잊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쓸 데 없는 것에 휘말리지도 않고, 사회인들에게서도 따뜻한 시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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