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준 목사의 외침

“복음을 
제대로 깨달을 때까지는 
교회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개혁을 위해 감당할 몫이다”

 

오세준 목사
오세준 목사

 

지난 10월 31일은 503주년 되는 종교개혁 기념일이었다. 종교개혁 50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개혁정신은 퇴보하다 못해 소멸의 길로 접어든지 오래다. 개혁할 요소만 쌓여가고 있다. 

특히 작금의 한국교회는 500년 전 중세교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고 진단을 내리는 신학자, 목회자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개혁을 외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심지어 교회 밖 세인들까지 한국교회의 개혁을 요구한다. 그런데 여전히 교계 지도층에서는 개혁에 미온적이거나 관심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교회 개혁을 말하면 부정적인 사람들이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교회를 부정적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교회가 잘하고 있는 점도 많은데 장점은 부각하지 않고 비판만 한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다. 심한 경우 교회를 무너지게 하려는 안티기독교인들의 술책이라면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물론 안티기독교인들이 교회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무차별로 공격하고 난타할 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질에서 비판 받을 작은 빌미라도 제공한 것이 있다면 이를 정당화 할 순 없지 않은가? 
개혁을 말할 때는 주로 부정부패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교회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도 교회 안의 부정부패였다. 목회자의 전횡으로 인한 헌금 사용의 불투명, 목회자의 윤리 문제 등으로 촉발되었다. 그리고 교회 세습 문제라든지, 교단의 금권 선거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수많은 문제들이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교회 개혁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분명히 앞에서 언급한 각종 문제들은 개혁할 요소들이다. 그러나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개혁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복음의 본질이다. 복음의 본질은 500년 전 종교개혁자들이 외친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에 담겨 있다. 한국교회는 이런 점에서 변질되었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오늘의 온갖 문제이다. 비복음을 넘어 반복음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중세교회는 구원을 인간의 공로를 통해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대표적인 상징적 사건이 면죄부 판매이다. 인간이 선행을 비롯하여 헌금을 바치고 뭔가를 해야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한 것은 값없이 믿음으로 구원 받고 복을 받는다는 복음을 왜곡한 것이다. 구원의 복보다 더 큰 복이 없을 뿐 아니라, 이 복은 값없이 받는다. 

그래서 복음이 아닌가? 하지만 오늘의 한국교회는 구원의 복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 세상 복을 받으려면 헌금을 잘 해야 하고 충성을 해서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는 심각한 복음의 왜곡이 아닐 수 없다. 

헌금하고 충성할 이유는 세상 복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이미 받은 구원의 복이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교회가 요구하는 것을 잘해야 복을 받는다며 정반대로 가르친다. 이런 논리는 전형적인 율법주의, 기복주의 신앙이며, 이교적 산물에 불과한 것으로 성경이 말하는 복음이 아니다. 그럼에도 소위 지성(至性)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뿌리 깊은 의식 때문인지 지성으로 뭔가를 열심히 해야 하나님이 감동하셔서 복을 준다는 비복음적인 믿음이 한국교계에 널리 퍼져있다.

더 이상 복음을 훼손하지 말고 참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참 복음을 외치기 시작하면 복음과 율법 사이에서 혼란이 초래되어 한 동안은 교인들의 열심도 식을 수 있고 헌금도 줄 수 있다. 이런 것은 율법주의, 기복주의 신앙논리로 훈련된 교인들이 많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교인들이 복음을 제대로 깨달을 때까지는 교회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개혁을 위해 감당할 몫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개혁의 본질이 이것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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