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97)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
샘물교회 담임

TV에서 만발한 코스모스를 보았다며 장애인 식구들이 코스모스를 보러 가자고 한다. 가족 전체가 장애인이다. 한 부부는 휠체어 장애인이고 또 한 부부는 지적장애 부부다. 평상시 외출하기가 힘든 부부들이지만 우리 차량으로는 가능한 일이라 기꺼이 같이 가기로 했다.

논산에서 부여로 가는 길이 싱그럽고 좋았다. 모두들 좋은 날씨와 외출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참 좋은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도 누군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어찌할 수 없는 분들이 있다.

TV에서는 가을의 풍경을 내보내면서 여행의 시간들을 가지라 하지만 장애인들의 환경에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우리 장애인들 가운데 가고 싶지만 형편이나 상황이 그것을 허락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본다.

어려운 장애인 가운데 여행 가는 비용으로 우리를 차라리 도와달라는 경우도 있음을 보고 가슴이 아려 온다. 어떤 장애인은 자신도 휠체어를 탔는데 아들도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처지라 여행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이 코로나 시대에 우울한 사람들이 늘어만 간다고 한다. 

우리 장애인들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도 복지관 문이 열리지 않고 모임도 할 수 없는 상태인지라 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한다. 우리가 힘이 드는 상황이라 장애인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여력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믿음을 가진 우리들의 생각은 일반인들과 달라야 한다.

우리 주님은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들의 손을 잡아 친구가 되어 주신 것을 기억한다. 그렇다면 지금 황량한 들판에서 외로이 이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이 바람이 쉬 지나가기를 기도하고 있을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을 응원해 주어야 된다.

그리고 장애인이 아닐지라도 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장애인과 같은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을 그리스도인들은 나눔과 섬김을 통하여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귀한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분명 주님은 이러한 때 우리의 생각과 삶을 보고 계실 것이다. 장애인들이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칭함을 받는 성도님들이 되길 기도해 본다. 성도들의 진가는 어려운 이웃을 보면 섬김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주님 걸어가신 길이기에 그 섬김이 나의 섬김이 되어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마음을 유쾌하게 하는 성도가 되시면 주님이 참으로 기뻐하실 것이다.

이 깊어가는 가을에 작은 소풍에 즐거워하는 장애인 식구들을 바라보며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감사했다. 이 글을 읽는 성도님들도 지극히 작은 자들을 섬기시며 누리는 큰 행복을 맛보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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