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예장합동 교단에서 연합단체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소식에 교계는 분위기가 싸늘하다. 한기총에서 진통 끝에 한교연으로 갈라져서 몇 년을 그렇게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 도저히 통합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도출됐다. 

이단 문제로 나뉘어졌는데, 한기총은 그것을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단들을 해제시키고, 또 다른 문제 있어 보이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행보를 보였다. 그 이후에 규모가 큰 교회 목회자가 대표회장이 되어 이단 문제를 해소하고 한국교회가 하나되도록 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역시 시간만 끌다가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주요 교단들은 한기총을 탈퇴했고, 한교연 중심으로 뭉쳤다가 몇몇 인사에 휘둘리는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자 한교총이 생겼다. 한교총이 법인까지 만들어 구축하기까지도 몇 년 동안 한기총·한교연과 이런저런 물밑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탄생해서 한교총이라는 연합단체가 형성됐고, 여기에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함께 참여했다. 그래서 지난 8월 청와대 초청 기독교 대표자에 진보계열의 엔시시와 함께 이 연합단체를 중심으로 갔던 것으로 안다. 

그렇게 태동해서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한교총인데, 또다시 ‘연합기관 통합’을 들고 나온 의도는 무엇일까. 

연합기관의 한 관계자는 “총회장에 본인이 있으면서 연합기관의 수장이 되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 하는 말을 한다. “교단 내에서 이렇게 저렇게 해서 총회장이 되니 연합기관도 자기가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 아니냐”며 “착각”이라고 말한다.

또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교총은 공동대표체제이다 보니 제대로 된 리더십을 행사하기가 어려운 구조인 것을 알고,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 아닐까”라면서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주요 교단 중 한 관계자는 “한국교회 하나 되는 명분에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좋은 일이지만 그 명분을 가지고 오랫동안 소모전을 하며 피곤하게 했는지 아는 사람이면 이렇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예장합동 교단이나 소강석 총회장이 제시한 ‘통합의 명분’을 살리면서 가능한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전체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한교총 내부에서 이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되고, 각 교단에서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기총과 한교연의 문제, 예를 들면 이단문제 해결이나 직원 수용 문제 등 지난 세월 통합이 비틀어지게 된 교훈을 삼아 말끔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타개해 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낙관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이단(성)들과 결탁했던 역사가 있는데, 이것은 단숨에 끊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작은교단들에서는 “중대형 교단들 속에서 존재감 없이,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바에야 그냥 ‘우리끼리의 단체’가 더 좋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교계의 분위기를 보면 난관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리고 신앙과 인격이 어우러져 품격 있는 지도자가 교단이든 연합기관이든 나오기 힘든 구조도 한국교회 전체를 곪게 만드는 큰 원인일 수 있다. 경쟁적 구도로(정치적으로) 선출된 교단장들이 모이는 연합기관에서 교단장들의 영성이 살아 숨 쉬는 광경은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더더구나 동성애를 허용하는 차별금지법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교회의 태도를 보면 분명히 성경적으로 잘못된 법이고, 통과되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나 행동을 보면 ‘세를 규합해 관철시키고자’ 하는 모습으로는 힘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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