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이 사회에서 회자되면서, 많이 쓰이는 용어중 하나가 ‘메가트렌드’와 ‘빅데이터’라는 단어이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 변화가 나타나는 코로나로 인한 변화와 4차 산업혁명이 일상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어찌보면 변종(變種)이 생겨날 정도이다. 교회는 이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대응해야 할까?

1980년대는 산업화의 뒤를 이어 ‘경영’과 ‘부흥회’가 목회의 필수 키워드(Keyword)가 된 적도 있고. 1980년 후반에는 ‘제자훈련’이, 1990년대는 ‘빈야드’사역이 2000년대에는 ‘복지’가 유행이었다. 2010년경부터는 인간 이해를 전제로 ‘상담’이 목회의 필수 과정처럼 어필(appeal)되기도 했다. 어찌보면 한국교회가 트렌드(Trend)라는 호랑이등에 올라타 롤러코스터를 해 왔다. 한때는 미국의 어떤 교회가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마치 그것이 교회 성공의 비결인 것처럼 여겨지고 유행처럼 번져 교회 강단과 세미나를 독점하고 필수코스로 탐방하며 그 과정은 그대로 국내 도입되었다. 교회와 목회, 사역에 뭔 트렌드가 있을까마는 강조점이 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한때의 흐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트렌드를 잘 선용하면 교회의 여러 활동에 도움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교회가 너무 트렌드에 민감하고 트렌드에 맞추느라 요란스럽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트렌드는 그때 그때 다르다. 선택은 자유겠지만 존재의 가벼움보다는 존재의 진중함이 더 종교가 가진 고유의 성질과 맞다. 어찌보면 트렌드는 ‘유행’이고,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같은 것이다. 짧게는 3년 길어야 10년을 못 넘긴다. 왔다가 반짝하고 지나가는 허상이다. 영원한 것이 아니기에 사람들을 열광케 한다.

혹자는 ‘교회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고 기술에 매몰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교회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교회는 기술적 가치에 의존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다움’이라는 영성적 기준이 있다. 이런 기능에도 불구하고 트렌드가 어떤 방향이나 모습으로 변화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게 어려운 만큼 지금의 교회는 신기술과의 접점을 넓혀가면서도 초대교회의 영성과 공동체성, 공교회성과 공공성을 오히려 강화하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물론 전통적인 교회문화 안에도 인공지능의 문화가 도입될 수 있다. 교회가 트렌드를 민감하여 교회 안에 백화점 문화센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교양 아카데미, 카페와 서점, 꽃집 등을 만들어 교회를 '거룩한 공간'이라기보다 평일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생활 공간화'함으로써 교회의 대중접근, 특히 교회와 거리를 두는 젊은 세대들을 끌어 들였다. 긍정적으로 보면 대중의 일상적 삶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종교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비즈니스나 마케팅 지상주의에 빠지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알아차리는 일은 중요하되 그것이 정말 필요한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미래학자의 책을 100여권 읽고 여러 강의를 들었지만 그들의 예측도 틀린 경우도 허다했다. 미래학자들의 헛발질을 보며 그들의 말이 꼭 맞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세상과 소통하고 문화를 접목하며 꼭 트렌드를 앞서가고 주도하고 트렌드에 맞춰가기 보다 중요한 것은 시대를 넘어선 교회가 가진 영성의 깊이에 달려 있다. 알맹이 즉 내공이 없으면 무슨 사회적 영향력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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