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식 목사의 ‘설교와 삶’-412

동인교회 윤형식 목사
동인교회 윤형식 목사

엘리사 때에 흉년으로 선지생도들에게 먹을 양식이 없었다. 생도들이 솥에 끓인 들호박국마저 독성이 있어 먹을 수가 없었다. 엘리사가 가루를 솥에 넣어 독을 제거하고 먹긴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배고픔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어떤 한 사람이 보리떡 20개와 야채 자루를 엘리사에게 가져왔어도 100명이나 되는 생도들에게 턱 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이 때 엘리사는 그것으로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사환에게 말한다. 사환은 작은 양이기에 난색을 표명해도, 엘리사는 사환에게 ‘여호와께서 그들이 먹고 남으리라’하셨다는 응답을 전한다(왕하 4:38-44). 

히브리 사람들은 매 식사마다 ‘식사기도(비르캇트)’를 한다. ‘시편과 이사야’의 말씀을 인용해서 만들어진 기도를 하기도 하고, 때로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공동 식사는 화답(和答)의 기도를 하기도 한다. 식사기도는 먹을 양식을 주신 은혜의 감사와 양식을 먹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따라 살겠다는 다짐이 포함된다. 예수님께서 벳새다 빈들에 모인 무리를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먹이실 때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셨다. 

예수님께서도 히브리 사람들의 전통에 따라 화답(和答)의 기도를 드리셨을 것인데, 기도 내용은 “우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 그룹들 가운데 좌정하시는 하나님의 것을 먹으며 그분의 선하심으로 우리가 사는 도다”이다.

예수님의 기도는 ‘하늘을 우러러’(마 14:19) 하셨는데, 이는 ‘하나님을 향해, 눈을 들어, 주를 바라보며’와 같은 의미이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향해 “지금 먹는 것은 하나님의 것이며 이 양식을 통해 공급하시는 힘으로 살아야 한다”고 선포하신 것이다. 이 선포에 모인 이들이 동일하게 후창(後唱)하였을 것이다. 

예수님께는 양식이 부족하거나 모인 수가 많음이 문제가 아니셨다. 도리어 모인 이들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양식을 먹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느냐에 더욱 관심을 가지셨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먹고 마실 때마다 이 양식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며, 하나님의 선하심을 따라 살겠다는 고백을 해야 한다. 

엘리사선지자는 선지생도들의 배고픔만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먹든지 마시든지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것을 먹으며, 하나님의 선하심을 따라 살아가길 기대했다. 그래서 선지자는 모두가 먹기에 적은 양이지만 그들이 먹고 남으리라는 여호와의 말씀을 확신했다. 예수님은 벳새다 빈들에서 무리로 하여금 앉게 하시고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시며 그들도 먹고 마실 때마다 하나님의 공급하심과 그 분을 위해 살 것을 인식시켰다. 사도 바울은 ‘너희는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고전 10:30) 말한다. 

우리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가? 배부르게 먹고, 부족함이 없이 누리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를 구하지 말라. 하늘 아버지께서는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아시고 채우신다고 하셨다(마 6:31-32). 

하나님께서는 공중의 새들도 들의 백합화도 먹이시고 입히시는데, 그것으로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않아야 한다. 도리어 주님은 벳새다 빈들에서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시면서 우리에게 양식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선하심을 따라 살라고 하신다. 따라서 빈들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은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하늘을 우러러보자.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이 주신 것을 먹고 주를 위해 살겠다”고 고백하자. 하나님은 엘리사 시대에 흉년 때나 벳새다 빈들에서 굶주린 무리에게 양식을 주셨듯이,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공급하신다. 그러기에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의 것으로 먹고 살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따라 살아가겠다고 고백하자. 

이 코로나19 시대에 하나님은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는 자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응답하실 것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