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102)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생각하기도 싫은 고통이 찾아왔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밤새도록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저녁때 빙판길에 넘어졌는데 그만 왼손이 꼬이면서 넘어졌다. 너무 아파서 억 소리도 하지 못한 채 한동안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
간신히 일어났는데 주위 사람들이 병원에 가라 하신다. 중요한 저녁 약속이 돼 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와 잠을 청하니 통증으로 인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음 날은 서울대 병원에 진료 예약이 있는 날이라 새벽 기차를 타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본 다음 다시 기차를 타고 논산에 오는데, 왜 그렇게 그 길이 멀게 느껴지는지….

통증은 계속 되고 손은 부어올랐다. 정형외과에 도착해 사진을 찍고 결과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손목뼈가 탈골이 되고 금이 갔다고 하면서 많이 아팠을 것인데 어떻게 하루 밤을 지내고 왔느냐고 묻는다.

치료는 우선 어긋난 뼈를 맞춘단다. 세 분이 나의 몸을 붙들고 사정없이 내 손목을 잡아 비틀고 늘리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명을 지르고 자지러지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고서야 멈추고 나서 깁스를 하는 거였다.

뼈를 맞추는 과정에서 얼마나 아팠는지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참으려 해도 너무 아팠다. 눈물이 나고 천정이 노랬다.

주님은 십자가의 고통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어긋난 뼈하나 맞추는데도 이렇게 아픈데 주님의 손과 발에 대 못이 박힐 때 극한 고통을 어떻게 참으셨는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인간의 몸을 입고 계셨기에 느꼈을 고통의 한계점을 생각하니 오싹해져 온다.

살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에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주님이 잘못으로 당하는 고통이 아니라 순전히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 위하여 친히 고통을 감내 하신 주님의 모습을 묵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잠시 한쪽 팔에 장애를 입었는데도 이렇게 불편 할 수가 없다. 양말 신기도. 바지입기도 어렵고 더군다나 넥타이 메고 양복입기가 너무 어렵다. 불편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약 봉지 하나 뜯을 수가 없다.

참으로 난처하다. 또한 입었던 옷을 벗기도 참 어렵다. 이 글을 적는데도 한손으로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느리다.

30년이 넘도록 장애인 사역을 감당했는데 장애를 제대로 체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장애인들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을 했었는데 제대로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한 거다.

내가 경험한 것만큼만 이해하고 공감 할 뿐인 것이다. 시각장애인의 고통과 지체장애인들의 고통의 크기를 우리는 너무 모른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는지도 모른다. 사고로 인하여 CRPS(복합통증증후근) 환우들의 고통을 들을 수 있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극심한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 받아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아픔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고통으로 인하여 우울하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그들을 향하여 그래도 육체의 고통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이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 가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장애의 고통을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적어도 한번쯤은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져 봤으면 좋겠다. 어떤 부분이 어느 만치 아픈지 물어도 보면서 말이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