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문제에 남들은 
끼어들지 말라’는 
주장은 근본적으로 성립할 수 
없습니다”라며 “각 교회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성장이 둔화되고 교회 안팎에서 갈등과 분쟁이 확산하면서, 신학자와 목회자뿐 아니라 교인들 안에서도 교회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토론이 시작된 것은 어쩌면 반가운 현상일 수 있다. 물음표를 던진다는 것은 그만큼 본질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얘기일 수 있으니….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회사 교수이며 백향나무교회를 섬기는 저자는 ‘정말 교회는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리고 △‘가나안’ 성도 △목사와 평신도 △개교회와 공교회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 △교회와 사도행전에 대해 덤덤히 풀어간다.

저자는 “전통적인 교회론은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사도적 교회’입니다. 본질적으로 교회는 보편적이므로, ‘우리 교회 문제에 남들은 끼어들지 말라’는 주장은 근본적으로 성립할 수 없습니다”라며 “각 교회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며 공교회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교회 세습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논쟁은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는 한국교회가 국가의 설립과 함께 정교분리 및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나라에서 국가교회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린 적도 없고, 대신 다양한 교파와 개인에 의해 교회가 개척되고 성장해온 배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 “신학적으로 정립된 교회론, 즉 ‘거룩한 공회’라는 특성보다, 개교회 중심의 교회론이 팽배하게 되었고, 공교회로서의 정체성은 점점 사라지고 개교회주의가 만연하면서, 교회의 세습이 가능해진 것이며, 현재는 통제불능 상태”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정말 교회마저 없다면, 이 불신과 야만의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맛볼 마지막 기회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묵상할 때마다, 근원적인 불안을 녹여내는 거룩한 용기를 얻는” 것이 자원이 됨을 고백한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현실적인 절망 속에서 소망의 빛을 발견하고, 기도하고 찬양할 때마다 뿌리 깊은 불신과 냉소에 저항하는 감사와 확신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작고 소박한 교회를 찾아와 섬기는 교우들의 헌신을 목격할 때마다, 인간에 대한 불신과 염증을 치유하는 사랑과 위로의 신비를 경험하고, 두렵고 떨림으로 말씀을 전할 때마다 성령의 권능을 체험한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서두에 “교회가 길을 잃고 목회가 한계에 직면할 때, 기존의 매뉴얼이 현실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기본과 원론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면서 ‘교회와 사도행전’에 주목한다.

사도행전 2~3장에 집중하며 교회의 탄생과 형성, 발전과정을 살폈다. 

1장은 교회의 주체로서의 성령 하나님에 집중하며, 성령을 둘러싼 교회사의 여러 논쟁을 간략히 서술했다. 2장은 성령의 임재를 통해 제자들에게 나타난 근본적 변화, 즉 예수에 대한 온전한 인식과 증거에 초점을 두고 교회의 특징을 살폈다.

3장은 초대교회의 탄생 배경에 주목하면서, 절망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성령의 역사와 소망의 메시지를 검토했고, 4장은 생존경쟁으로 파편화된 세상에서 서로 나누고 환대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교회 모습을 묵상했다.

5장은 자신들만의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성령과 함께 교회 밖으로 나가 무너진 세상 한복판에서 생명과 부활을 증언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6장은 세상 속에서 교회가 예수의 증인으로 살 때 나타나는 하나님 나라의 실체를 소개했다.
저자는 덤덤하게 한국교회의 현실, 곧 교회에 다니는 것이 왜 만만치 않게 되었는지를 다각도로 짚는다. 또 이 위기를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본질적인 측면에서 교회 공동체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