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104)

아들이 
먼저 하늘나라에 가고 
엄마가 뒤따라가기를 소원하며 
살아온 세월이지만 
막상 
아들이 떠나니 
허망함이 밀려온다고 합니다. 

 

사람이 한 평생 사노라면 숱한 눈물을 흘리며 삽니다. 기뻐서, 슬퍼서, 외로워서, 몸이 아파서, 분노해서 흘리는 눈물을 우리는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각자 흐르는 눈물의 의미는 다르지만 그 무게는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때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엄마들의 슬픈 눈물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평생 중증 장애인 자녀와 함께 살면서 오로지 자녀를 위한 삶으로 자신의 시간들을 온전히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 주었던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위층 아래층에 사시는 두 분은 친 자매처럼 서로 의지 하며 살았지요. 두 분 다 자녀가 중증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고 자녀들 나이도 한 살 차이가 나서 엄마들은 언니 동생 하면서 살아 왔습니다.

자녀 중에 한 분은 아들이고 한분은 딸인데 모두 중증의 발달장애 때문에 옆에 보호자가 늘 보호를 해 주어야 하는 상태였기에 엄마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두 엄마는 남편들과 일찍 사별하고 홀로 그 힘든 여정을 모성이라는 열차에 그들을 태우고 이 땅에서의 여행을 잘 마치고 두 자녀를 한 달 사이에 하늘나라에 이주를 시켰습니다.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면서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 멍든 모습으로 아들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답니다. 아들이 먼저 하늘나라에 가고 엄마가 뒤따라가기를 소원하며 살아온 세월이지만 막상 아들이 떠나니 허망함이 밀려온다고 합니다. 

평소 기저질환이 있는 엄마는 긴장이 풀렸는지 여기저기 아파 병원에 다닙니다. 이제 연세가 86세인 엄마는 55세 아들을 먼저 보내며 곧 나도 하늘나라에서 아들을 볼 날을 소망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88세인 엄마는 54세의 딸을 하늘나라에 보낸 지 5일이 된다고 했습니다. 입맛도 없고 기력도 없어 말하기조차 힘든 모습입니다. 딸의 마지막은 자는 듯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슬프기만 합니다. 이 자녀들이 건강 할 때는 둘이 남매처럼 손을 꼭 잡고 다니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일들을 기억합니다.

예배 시간에 저와 함께 찬송을 부르면서 좋아했던 모습과 만나면 늘 뛰어와 품에 안기던 심성이 순박하고 착한 이들을 주님도 기뻐하시겠다고 늘 생각하곤 했습니다. 천국에서는 때 묻지 않은 이 영혼들을 주님께서는 더 안아 주시리라 생각했었지요.

저는 30여 년간 이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엄마들은 자신을 비우고 자녀들의 필요를 채워 자녀에게 행복한 시간들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이런 중증인 사람들을 이렇게 행복하게 케어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엄마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자녀들이 행복하게 생을 마감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들은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내 자녀가 장애인으로 태어나서 힘든 인생을 살다가 간 것이 미안해서 눈물이 납니다. 엄마도 자녀도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모든 것이 주님의 주권에 있다고 믿으면서도 슬픔이 엄습합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눈물과 고통이 없는 평안함 가운데 주님의 날개 안에 편히 쉬기를 같이 기도하면서 위로하고 돌아오는 길,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들과 나들이를 가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과 찬송을 부르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모습이 창가에 비치는 듯합니다.  

부디 진한 엄마들의 슬픈 눈물을 주님께서 닦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늘 나를 위해 희생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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