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105)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
샘물교회 담임

“은퇴하신지는 15년쯤, 이 책을 처음 받을 때 담임 목사였고 60대였는데 목회를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약자나 소외된 이웃들을 잘 섬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를 주님 안에서 잘 살아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여전히 아쉬움으로 밤을 맞습니다. 늘 장애인들과의 연관된 시간들 속에서 그 분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기쁨이 되는 삶을 살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 앞에 최선을 다하는 시간으로 주님께는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하는 사역이 타성에 젖어 의무감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도 점검해 봅니다.

숱한 날들을 장애인들의 영혼을 끓어 않고 살아온 삼십 수년의 사역들을 주님께서 보시고 잘했다 칭찬하실까? 한때는 장애를 가지고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이 땅에서도 힘들게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죽어 지옥에 간다면 얼마나 원통할까를 생각하며 열심히 전도한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중도에 장애를 입고 힘들게 투병하는 분들에게 예수를 전하곤 하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닫혀 있는 그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두 번 만나서는 그들의 마음이 열려지지 않습니다. 때론 헌신이 봉사가 나눔이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다가가고 주어야 하는 시간들을 겪으며 지금까지 왔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이렇게 서두를 쓰는 것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은퇴를 하신 목사님의 전화였습니다. 20년 전에 제가 쓴 책 <나는 행복한 휠체어 운전사>를 선물을 받아 읽고 책꽂이에 꽂아 놓았다가 이번에 책 정리를 하다가 제 생각이 나서 수소문하여 전화했노라고 했습니다.

은퇴하신지는 15년쯤 된다고 하시며 근황을 얘기합니다. 이 책을 처음 받을 때 담임 목사였고 60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회를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약자나 소외된 이웃들을 잘 섬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은퇴를 하고 사별을 하면서 시력도 잃어가고 관절도 망가지고 해서 지팡이에 의지해 살고 있노라고 말합니다. 장애를 가지고 살다보니 불편한 것이 많은데 책장을 정리하다가 제 책을 보고 문득 생각이 났답니다. 사람이 젊었을 때, 힘이 있을 때, 할 수 있을 만한 그 때에 약자들을 위해 뭔가를 하지 못한 회한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 말씀이 수화기를 타고 듣는데  깨달음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목사님을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이 나에게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젊음의 시간은 많지 않기에 남은 젊음의 시간을 최선을 다하여 후회하지 않게 사역하겠노라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맡겨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라면 오늘도 부끄럼 없이 가야할 길을 잘 가고 있는지 은퇴 목사님의 전화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봅니다.

힘이 있을 때, 도울 만할  위치에 있을 때 주님이 주신 기회를 흘려보내지 말고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시간이 반드시 우리에게 곧 온다는 사실을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지극히 작은 자들, 어딘가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우리의 이웃들을 찾아 눈물을 닦아 주고 아픔을 나누며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 하라고 하신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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