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자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 ‘오늘날 교회는 복음을 어떻게 외면하는가’ 지적
“미국의 종교는 사실상 무신론이거나 불가지론-특히 개신교 교회들은 복음보다 종교에 몰두”

“교회가 하느님이 신조나 의식 안에만 있다고, 혹은 그 배후에만 있다고 주장할 때, 
이들을 통해서만 하느님이 우리의 감사와 찬미를 받으시고 
우리를 축복하신다고 주장할 때, 교회만이 하느님이 계신 성소라고 주장할 때 
교회는 종교의 모사품이 된다”

사적이며 공적인 신앙윌리엄 스트링펠로우 지음/김가연 옮김/비아
  윌리엄 스트링펠로우 지음/김가연 옮김/비아

‘오늘날 교회는 복음을 어떻게 외면하는가’라는 부제가 달린 소책자다. 그러나 현대 미국 사회에서의 종교의 위치와 그리스도교 교회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는 점에서 내용은 사뭇 무겁게 다가온다.

△종교의 어리석음 △개신교의 망령 △그리스도인의 단순한 삶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 등 네 가지의 주제로 이 글은 펼쳐지는데 저자 자신도 인정한다. ‘이 책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그러나 “순전히 논쟁을 일으키기 위함이 아니며, 내 견해를 과신해서도 아니다. 논쟁을 일으키는 것은 이 책에 담긴 기본적인 확신, 즉 신앙은 원칙적으로 지극히 사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지극히 공적인 문제라는 확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회의 건강과 궁극적인 성숙은 성직자와 평신도, 교회에 나오지 않는 대중이 공개적으로 밝히고 논의하는 몇 가지 문제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는 확신 또한 논쟁적이다.”

스트링펠로우는 평신도인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이 글을 쓴 것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진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밝힌다. 여러 교회 중 한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교회일치운동 및 몇몇 방식을 통해 여러 교회를 엿본 사람으로서, 그러나 미국에 있는 교회들이 벌이고 있는 사업에 어떠한 특별한 지분도 갖고 있지 않은 한 사람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그의 발언, 주장은 과감한데 귀 기울이게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의 관심은 오직 그리스도교, 교회가 얼마나 참된지, 무엇을 말하는지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는 더 직설적으로 ‘나는 생계가 아닌 삶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스트링펠로우는 ‘우리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로서, 교회로서 개신교가 왜 그토록 철저하게 타락했는지, 그리고 왜 교회가 세상에 전해야 할 소식을 두려워한 나머지 종교단체, 혹은 기껏해야 조금 이채로운 문화집단이 되어버렸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진짜 위기는 개신교가 순전히 종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스트링펠로우는 기독교가 종교 중 하나가 아님을 명료하게 말한다.

“성서에 의지해 말씀을 들을 때, 설교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성찬 가운데 드러나는 복음을 보았을 때, 그로 인해 이 세상에 주어진 진정한 생명, 참된 삶에 참여하게 되고 그 증인이 될 때…그때마다 나는 복음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종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종교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종교는 어떤 신이 존재한다는 명제에서 출발하지만 그리스도교는 우리 가운데 하느님이 자신을 드러내셨음에 기뻐하는 것에서 출발함을 설명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 하느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에서 참된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종교와 기독교가 무엇이 다른지 좀 더 살펴보자.

“종교는 내 실질적인 삶, 내 일상, 내 직장 생활에 말을 건네지 않는다. 그러나 복음은 내 실질적인 삶, 내 일상, 내 직장 생활에 말을 건넨다.… 복음이 종교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하느님이 (심지어) 나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복음을 전하는 데 충실한 교회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으러 오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는 하느님이 먼저 사람들을 찾고 계심을 선언하는 곳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교회가 하느님이 신조나 의식 안에만 있다고, 혹은 그 배후에만 있다고 주장할 때, 이들을 통해서만 하느님이 우리의 감사와 찬미를 받으시고 우리를 축복하신다고 주장할 때, 교회만이 하느님이 계신 성소라고 주장할 때 교회는 종교의 모사품이 된다.”

하느님은 세상에서 당신을 증언하신다고 저자는 말하면서 “그분은 연약한 교회가 자신의 이름을 모욕하는 상황 가운데서도 자신을 증언하기를 멈추지 않으신다”고 말한다. 예배 의미상 하느님을 희롱하는 예배란 있을 수 없지만 실제로 그러한 예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예배를 통해 알았다며 경험담을 소개한다.

성공회 평신도 신학자이자 변호사, 사회운동가인 스트링펠로우(1928~1985)는 1960년대부터 평신도 신학자로 명성을 날렸다. 이 책은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했음을 언급하는 저자는 “미국의 종교는 사실상 무신론이거나 불가지론”이라며 “미국에 있는 교회들, 특히 개신교 교회들은 복음보다 종교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교회만이 아닌 스트링펠로우의 지적은 아마도 상당히 많은 전 세계 교회들도 해당되는 듯하다. 코로나19시대를 넘어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저자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면 해답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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