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강필운그리스도의교회 담임목사
오수강 목사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담임

선교 이 백 년을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성탄절은 교회 성장을 이룬 한 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초근목피로 생활고를 달래던 시기에 성탄절은 시름을 잊게 하는 볼거리였다. 지금이야 비싼 크리스마스트리에 오색찬란한 엘이디 불빛이 눈을 부시게 하지만, 예전에는 군에서 사용하는 전선줄을 구해 전구를 일일이 달아 교회 입구와 종탑 그리고 강단에 설치하는데 정성을 기울였다. 요즈음은 돈만 들고 시장에 나가면 취향에 따라 각종 트리 용품을 구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지금 교회 강단이나 외부의 트리는 눈으로 보기에 화려하지만, 예전엔 장식 하나하나에 젊은 청년들의 정성과 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조금은 서글픈 마음이다. 

예전의 크리스마스는 비록 신자들의 삶이 고달프고 가난하고 주린 배를 움켜쥐었어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신자들의 정성과 기도가 트리의 장식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었지만, 지금은 성탄절이 되면 부자교회와 가난한 교회의 모습이 꼭 세상의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모습이 갈라지는 것처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물론 부자교회의 대형트리 설치를 비난하는 것보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화려함과 찬란함 보다는 내면적으로 영적으로 아름다운 트리를 만드는 것이 어떤지?  얼마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축하에 대한 예물이 복음서에 기록된 동방 박사들이 그린 황금과 유향과 몰약처럼 눈에 보이는 것으로 축하하며 기념해야 하는지도 유념해 봄이 어떤지?  

지금의 세계는 역사적으로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코로나19의 제5차 팬데믹 오미크론으로 인해 일일 수천 명이 감염되고 사망자도 크게 늘어나는 위기다. 지구촌의 어려운 환경에 기독교회가 성탄절을 맞아 예전처럼 트리에 적잖은 헌금을 드려 시각적으로 불을 밝혀야 하는지도 깊이 생각해봄이 어떤가? 

안타까운 일은 사회에서는 백신을 맞았으나 그 후유증으로 인해 40대의 한 가장이 호흡기 이상증세로 가족의 품을 떠나야 하는 서글픈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 남은 가족의 삶에 먹구름을 가져다주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국가가 재난 지원금으로 국민의 어려움을 달랜다고는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과 같이 일시적으로는 약간의 경기 부양이 될지는 몰라도 이 또한 차세대 자라는 미래세대에게 빚을 안겨주니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이처럼 사회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기독교는 이렇다 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제 연말이 되어 어김없이 찾아온 성탄절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이 전무 한 것 같다. 그저 자연스럽게 다가오니 그냥 예전 하던 것처럼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일지 걱정스럽다. 사회가 코로나19로 인해 피를 말리는 방역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현실에 이는 정부와 의료계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종교로서 기독교의 할 일을 긍구(兢懼)하였으면 한다. 큰일을 하자는 것보다는 작은 일 하나에서도 사회인들이 주는 시선을 따뜻하게 마음에 감동을 안겨주는 일이다. 

금년 성탄절은 이런 의미로 매우 중요하다. 이전처럼 성탄절이니 그냥 하던 것처럼 하자 하는 생각은 좀 거두었으면 한다. 성탄절의 장식부터 검소하게 비용을 절약하고, 성탄절에 드리는 헌금이 작든 크든 일반 경상비로 사용을 금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면 한다. 아니면 범 기독교적인 창구를 만들어 전 세계의 무역 대국답게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오지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자체적으로 힘든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백신 보급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자원은 없지만 각 나라의 원자재를 수입으로 무역 대국을 이룬 혜택을 교회도 입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한국교회는 겉으로 화려한 모습을 위해 세속종교와 같이 금과 은으로 도색 해 눈으로 보이는 것들을 숭배의 대상으로 보여주기 식의 종교 활동은 그만둠이 어떤가? 외형적으로 조금은 어둡고 답답함이 있더라도 속으로 그리스도의 빛을 발함이 필요하다. 돈 들여 세속적인 찬란한 빛이 실제 심령의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면, 드린 헌금이 고난에 빠진 나라와 이 민족들에게 지원되므로 인해 성탄인데도 불구하고 겉으로 어둡게 보이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예전과는 달리 실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하는 그리스도의 빛이 되게 함이다. 장식 제거와 우리끼리 성탄 잔치의 비용을 줄임으로 인해 오는 육안의 어두움이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자들의 내면의 빛을 비추는데 용단이 필요하다. 내년, 다음이 아니라 금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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