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은 『표준국어대사전』에 “같은 찻길에서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달림”이라고 설명하고, 예시로 “고속도로에서의 역주행은 대형 사고를 일으킨다”라고 되어 있다. 역주행을 하면 대부분 사고가 나며 급기야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충격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런데 가요계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인다. “활동이 종료되는 등의 이유로 더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곡이 재조명되어 음악 관련 차트나 가요 프로 순위 상승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을 들 수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데뷔한 이후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고 번번한 히트송 하나 없는 걸그룹이었다. 그런데 활동한 지 4년이 지난 2021년 2월 유튜브에 노래 <롤린(Rollin)>의 영상이 공개된 후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며 그때부터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가요 차트를 대부분 석권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가요계에서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2020년에는 비의 <깡>이 역추행을 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가수 비가 이 노래를 부르자 그 후 역주행이 시작되었다. ‘1일 1깡’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너도나도 ‘깡 챌린지’가 시작되었고, 노래도 가요 순위를 석권했다. 거기에 비는 과자 ‘새우깡’의 광고 모델로 등극했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은 대부분 유튜브나 SNS를 통해 전파된 측면이 강하다.

유시민의 ‘알릴레오TV’ 시즌2는 추천도서를 소개해 큰 반향을 얻고 있다. 2021년 4월 『커피 인문학』이 2주간 소개되면서 이 책이 일명 ‘역주행’을 시작했다. 2017년에 출간되었느니 햇수로 5년이 지난 책이 다시 대중의 인기를 먹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것이다. 이 책은 지난 5년간 1만 부가 넘게 판매가 될 정도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저자도 여러 단체에서 강연도 하고 강의도 할 정도로 활동 보폭을 넓혔다.

금요일 저녁 방송이 된 후 그 다음 주 월요일 1,000부 정도가 주문이 들어왔다. 재고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 많은 부수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한꺼번에 많은 부수를 인쇄했고, 그 많은 책이 한 달도 되지 않아 거의 판매가 되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처음에는 벙벙했다. 

이렇게 방송의 힘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으며, ‘미디어셀러’는 순식간에 잠자고 있는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았다. 이 책은 방송이 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