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110)-이해영 목사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이해영 목사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샘물교회 담임

날씨가 추운 날의 연속입니다. 새해가 왔는데도 희망찬 새해에 활기는 사라지고 날씨만큼이나 싸늘한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인하여 위축된 사회의 환경들이 우리네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

자유로운 모임이 사라진 요즘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감염병 앞에 무기력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겸손이라는 용어가 떠오르곤 한답니다.

어제는 어느 장애인 집사님의 슬픈 죽음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최 집사님은 목발에 의지하여 살아 오셨습니다. 소아마비로 인하여 양 목발에 의지 하여 살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 멀리가려면 휠체어를 타고 가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녀는 지적장애가 있는 신랑을 만나서 결혼생활을 잘 하고 있었는데 돌아가시는 그 날은 남편이 외출을 하였고 병원에 가려고 복도에 있는 휠체어를 타다가 넘어졌는데 그만 머리를 다쳤답니다. 집에 돌아온 남편에 의해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 도중 돌아가셨답니다.

한평생 불편한 몸을 이끌고 목발에 의지하여 수많은 시간들을 힘들게 살아왔을 최 집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멍해옵니다. 장애인으로 태어나고 싶어 그렇게 태어난 것이 아닌데 한 평생 너무 힘들게 살아온 것이 장애의 멍에로 인한 것임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학교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직장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려니 좋은 혼처보다는 그저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과 결혼하는 것이 좋다하여 걸어다니며 살림을 도울 수 있는 지적장애인을 신랑으로 받아들이고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화가 잘 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장애인 운동 종목인 론볼을 하면서 장애인들과 어울려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고 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좋은 영상과 글들을 보내 주면서 교제의 폭을 넓히고자 했던 집사님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힘든 장애의 몸으로 항상 밝은 모습을 으로 살려 했던 분이었는데 늘 건강문제로 힘들어 하다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가셨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가는 길인데 장애인들의 죽음 앞에서는 늘 마음이 아립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래도 힘든 것을 참을 수 있었고 감당되어 지는 일들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장애의 무게가 가중되어 우리가 생각하는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삶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분들도 많답니다. 

이렇게 전쟁을 치르다 홀연히 떠난 후에 주님 앞에 묻습니다. 주님! 이 영혼은 이렇게 장애의 몸을 가지고 태어나 힘들게 살다가 죽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교회도 다니고 예수를 믿는데도 여전히 외로운 것은 인격적인 예수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고, 은혜를 받지 못하여 외롭다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뜻은 무엇이었나요?

돌아오지 않는 답을 기다리며 한참이나 장애인 선교 사역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주님이 오늘날 장애인들이 계신 교회의 현장에 계셨다면 주님의 행동은 어떠하셨을까? 병든 자들은 누구나 주님을 따랐을 것이고 장애인들이 교회에 오면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을 외롭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고 사랑으로 품었을 것이다.

주님이 현대 우리들의 강단에 서셨다면 교인 중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와 눈높이 사랑으로 장애인들이 행복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제 돌아가신 최 집사님은 장애의 옷을 벗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주님의 품에 안겨 행복해 하시리라 믿는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